15년 만에 광주 연고 동계 프로팀 유치…정착은 과제

지역 스포츠·경제 활성화 기대…수익성 한계로 운영 어려움 우려
광주와 수도권서 경기 나눠 치러, 계약기간 5년 등 '진짜 연고지' 논란
15년 만에 동계 스포츠의 불모지로 여겨진 광주에 프로 배구단이 유치돼 지역민들의 관심과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열악한 지역의 스포츠 환경에서 막대한 운영비가 들어가는 프로팀이 제대로 정착할 수 있을지 우려의 시선도 나온다.

광주시와 호주계 금융 기업인 페퍼저축은행은 13일 광주 연고지 협약을 체결했다.

남자 프로 배구단이 있는 한국전력이 전남 나주 공동혁신도시로 옮겨오면서 배구단 유치에 사활을 걸어온 광주시는 준비된 인프라, 풍부한 생활체육 저변 등을 내세워 동계 스포츠 구단 유치라는 숙원을 풀었다. 최근 여자 배구에 대한 인기가 높아진 만큼 관중 동원과 함께 배구 저변 확대, 생활체육 활성화 토대를 마련하고 스포츠 마케팅으로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2015 하계유니버시아드, 2019 세계수영대회 등 국제 대회를 개최한 광주시가 스포츠 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하지만 프로팀 운영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관중 수입 등 일정 부분의 수익성이 보장되는 수도권이 아닌 지방 연고 프로팀 운영에 대한 불안감이 제기된다. 지방이 프로 스포츠가 자생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광주에서는 대표적인 인기 종목인 야구(KIA 타이거즈), 축구(광주FC) 이외에는 한동안 프로팀이 운영되지 않았다.

1997년 광주 연고의 남자 농구단(나산 플라망스)이 창단했으나, 모기업의 부도로 2003년 다른 기업에 인수돼 부산(KT 소닉붐)으로 떠났다.

1998년 광주 신세계가 창단한 여자 농구단은 2006년 경기 부천으로 연고지를 이전했다. 수익성이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시의 재정 지원이 어느 정도 필요한 것이 지방 연고 프로팀의 현실이다.

지역 기업인 해태의 부도로 2001년 재창단한 야구단은 기아가 위탁 운영 중이지만, 현재 홈구장으로 사용 중인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 건립 비용 약 1천억원 중 300억원을 시에서 부담했다.

특히 시민구단인 광주FC의 경우에는 창단 당시 시민주와 시의 재정으로만 61억원이 들어갔다.

사무국과 선수단 운영비로 연간 약 80억원이 지원되고 있다.

하지만 자체 수입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시의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주요 선수를 팔아 운영비를 충당하는 실정이다.

더욱이 광주FC와는 달리 시민구단도 아닌 페퍼저축은행에 시의 지원이 적절한지를 두고 논란이 일 수도 있다.

시는 경기장 사용료 일부 감면, 선수단 숙소 제공 등 일부 지원책을 마련 중이다.
페퍼저축은행이 광주를 연고로 하면서도 선수단 숙소와 훈련장을 본사가 있는 경기 성남에 마련하는 데다 광주와 수도권에서 경기를 나눠 치를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광주가 '진짜 연고지'가 맞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시와 페퍼저축은행은 프로배구단이 대부분 수도권에 있는 상황에서 지방 이동에 따른 체력 소모 등을 들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또 연고지 계약 기간이 5년이어서 수익이 나지 않는다면 결국 페퍼저축은행이 수도권으로 다시 연고지를 옮기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있다.

장매튜 페퍼저축은행 대표이사는 "광주를 중심으로 호남에서 장기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약속한다.

앞으로 여자 배구의 중심도시가 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광주에 정착할 것이다.

5년 후 광주 완전히 올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지방 연고라는 어려운 결정을 해준 만큼 일정 정도의 지원은 불가피해 보인다. 하지만 배구단을 활용해 지역을 알리는 홍보 효과가 더 클 것이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