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산본 등 수도권 1기 신도시, 리모델링 추진 '탄력'

분당 매화마을2단지 조합인가
산본 우륵, 시공사 DL 선정

일부 단지는 재건축으로 선회
분당 시범 4곳, 추진위 준비
경기 성남 분당, 군포 산본, 고양 일산 등 수도권 1기 신도시에서 재건축 연한(30년)을 넘긴 단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리모델링 추진 단지가 많지만 수익성 좋은 재건축을 염두에 둔 단지도 나오고 있다.

13일 성남시청에 따르면 야탑동 매화마을 2단지(1185가구)는 지난 7일 리모델링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이 단지는 수평·별동 증축 리모델링을 통해 121가구가 늘어날 예정이다. 조합 관계자는 “이르면 하반기께 사업승인을 신청하는 등 리모델링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분당에서 리모델링 사업승인을 받은 단지들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구미동 ‘무지개마을 4단지’가 리모델링 사업승인을 받았다. 2월 리모델링이 승인된 정자동 ‘한솔마을 5단지’에 이어 두 번째다. 이와 함께 정자동 느티마을 3·4단지, 야탑동 매화마을 1단지 등도 리모델링 사업승인을 추진하고 있다.

1990년대 초 준공된 군포시 산본에도 리모델링 바람이 불고 있다. DL이앤씨(옛 대림산업)는 이달 1일 열린 총회에서 산본 우륵아파트 리모델링 사업 시공사로 선정됐다. 기존 지하 1층~지상 25층, 15개 동, 1312가구인 이 단지가 향후 수평·별동 증축 리모델링을 통해 지하 3층~지상 25층, 17개 동, 총 1508가구로 탈바꿈하게 된다. 단지명은 ‘e편한세상 산본 센터마크’로 정해졌다. 안양시 평촌 ‘목련 2·3단지’도 지난해 리모델링 건축 심의를 통과했다.1기 신도시는 용적률이 200% 안팎이어서 재건축 사업성이 높지 않다. 리모델링 허용 연한은 15년으로 재건축에 비해 짧고 조합 설립을 위한 주민 동의율도 66.7%로 재건축(75%)보다 낮다.

하지만 최근 1기 신도시에서도 리모델링 대신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가 나오고 있다. 분당구 서현동 삼성·한신, 우성, 한양, 현대 등 4개 단지로 구성된 분당 시범단지는 최근 통합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 결성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분당이 1기 신도시 집값 상승세를 이끈 데다 생활 및 교통 인프라가 잘 구축된 장점 등이 있어 다른 지역에 비해 사업성이 높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올해부터 30년을 넘긴 단지가 많아 재건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호재다.

전문가들은 재건축과 리모델링의 득실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1000가구 이상 대단지가 리모델링을 추진해 대형 건설사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면서도 “리모델링 사업은 일반분양 물량이 적어 재건축에 비해 조합원 부담이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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