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화이자 백신 교차 접종, 크게 위험하지 않아"

英 옥스퍼드대 연구진 발표

오한·발열·두통·근육통…
경증 부작용 빈도 높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 부작용인
'혈소판 감소증' 발견 안돼
연합뉴스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백신의 교차 접종이 크게 위험하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처음으로 발표됐다.

지난 12일 의학학술지 ‘란셋’에 실린 영국 옥스퍼드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같은 백신을 접종한 집단보다 교차 접종한 집단에서 경증 부작용 빈도가 높았지만 심각한 부작용은 없었다. 경증 부작용은 오한, 발열, 두통, 관절 통증, 근육통 등으로 이틀 내에 사라졌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심각한 부작용으로 알려진 혈소판 감소증은 모든 집단에서 발견되지 않았다.옥스퍼드대는 지난 2월부터 정부 지원을 받아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백신을 교차 접종하는 ‘콤-코브(Com-COV)’ 시험을 해오고 있다. 백신의 유동적인 수급 상황과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등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이번 시험에는 50세부터 69세 사이의 건강한 성인 830명이 참여했다.

연구진은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를 각각 1차로 접종하는 교차 접종 집단, 접종 간격이 4주 및 12주인 집단 등 총 8개 집단을 대상으로 실험했다. 이번에 발표된 예비 결과는 4주 간격으로 백신을 투여한 집단에 대한 결과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매슈 스네이프 옥스퍼드대 교수는 “이번 결과는 초기 반응과 안전성 데이터에 대한 것으로, 오는 6월께 1차 면역학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옥스퍼드대 연구진은 4월부터 프로젝트를 확대해 모더나, 노바백스 백신의 교차 접종 참여자를 모집하고 있다. ‘콤-코브2’로 불리는 새로운 프로젝트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혹은 화이자 백신을 1차로 접종하고 2차에 동일한 백신 혹은 모더나, 노바백스 백신을 맞은 집단을 비교 분석할 계획이다.13일까지 국내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1차 접종을 마친 인원은 204만386명이다. 이 중 2차 접종까지 완료한 인원은 1930명이다. 아직 2차 접종을 마치지 않은 일부 접종자 사이에서는 교차 접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보건당국은 1차와 2차 백신의 교차 접종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2차 접종을 거부할 경우 불이익이 따르지는 않지만 화이자 등의 다른 백신으로 교차 접종은 불가능하다. 홍정익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기획팀장은 최근 정례브리핑에서 “교차 접종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독일은 60세 이하에 한해 교차 접종을 허용하고 있다. 프랑스,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등 일부 유럽 국가에서도 제한 연령만 다를 뿐 교차 접종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국가의 조치에 대해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진행됐다”며 “면역 활동이 활발한 낮은 연령에서는 부작용의 빈도가 좀 더 높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2차 접종을 연기하더라도 1차 접종 인원을 늘리는 게 집단면역을 형성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미국 메이요클리닉 연구진은 65세 미만의 2차 접종을 연기하는 대신 1차 접종 인원을 늘리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률이 최대 20% 낮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지난 12일 ‘영국의학저널(BMJ)’에 발표했다. 인구 통계 자료를 기반으로 시뮬레이션한 결과다. 사용하는 백신의 예방률이 80% 이상이고 하루에 인구의 1%가량이 접종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사망자가 10만 명당 최대 47명 감소했다.토머스 킹슬리 메이요클리닉 교수는 “이번 연구는 예방 접종에 대한 정책 결정권자에게 좋은 근거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