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품귀에 기아도 공장 셧다운…프라이드 생산 차질

광명2공장 17~18일 휴업
현대차 울산공장 생산중단 확대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장기화하면서 국내 자동차업계가 조업 일수를 줄이고 있다. 투싼, 아반떼 등 인기 차종을 제때 받지 못하는 소비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오는 17∼18일 투싼과 수소전기차 넥쏘를 생산하는 울산 5공장 2라인을 휴업하기로 했다. 에어백 컨트롤 관련 반도체 재고 부족에 따른 조치다. 아반떼와 베뉴를 생산하는 울산 3공장도 문 닫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달엔 울산 1공장의 아이오닉 5와 코나 생산라인이 1주일간 멈춰 섰다. 그랜저와 쏘나타를 생산하는 아산공장 가동도 4일간 중단했다.

기아는 17∼18일 스토닉과 프라이드를 생산하는 광명 2공장을 휴업하기로 했다. 기아가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공장 문을 닫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쏘렌토, K8 등을 생산하는 화성 공장의 경우 지난 3월부터 특근을 시행하지 않는 방식으로 대응해왔다.

현대차·기아는 1분기 실적 발표에서 반도체 부족에 따른 위기를 예고했다. 서강현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당시 “5월에도 4월과 비슷한 수준 또는 그 이상의 생산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부사장)도 “반도체 공급 이슈의 가장 어려운 시점은 5월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생산 감축에 따른 인기 모델의 출고 지연도 잇따르고 있다. 투싼은 소비자에게 출고 일정조차 알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와 기아 측은 일부 선택 사양을 적용하지 않으면 차량 출고를 앞당길 수 있다고 안내하며 소비자 마음을 달래고 있다. 유원하 현대차 국내사업본부장(부사장)은 최근 고객에게 “외부 요인에 대한 대비가 부족해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이 3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생산 차질을 빚는 생산라인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GM은 트레일블레이저 등을 생산하는 부평 1공장과 트랙스 등을 조립하는 부평 2공장 가동률을 50%로 낮춘 상황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