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발 다가선 코로나 종식…"백신 접종자 마스크 벗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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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CDC 새 지침 발표“이제 규칙은 단순해졌다. 코로나19 백신을 맞든지, 아니면 맞을 때까지 마스크를 쓰든지. 선택은 당신 몫이다.”
바이든 "오늘은 위대한 전환점"
접종 늘며 확진자 줄자 '자신감'
7월 초 성인 70% 1회접종 박차
韓, 추석께 마스크 지침 변경 논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코로나19와의 긴 싸움에서 오늘은 위대한 전환점”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새 마스크 지침을 내놓은 것에 대한 평가다.CDC는 이날 백신을 맞은 사람이 야외는 물론 실내에서도 마스크 없이 모일 수 있도록 허용했다. 백신이 증상 악화를 막는 것은 물론 전파 위험도 낮춰준다는 과학적 근거에 따른 것이다. 한국도 백신 접종자의 마스크 지침을 바꾸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팬데믹 역사에 큰 전환점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완전히 맞으면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으로 멈췄던 활동을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미국은 지난해 12월 13일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반인 화이자-바이오엔테크와 모더나 백신, 바이러스벡터 기반인 얀센 백신 등 세 종류가 허가받았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을 두 번, 얀센 백신을 한 번 맞은 뒤 2주 지난 사람은 CDC 지침에 따라 실내외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 병원, 대중교통 등 고위험 밀집 시설만 마스크 의무 착용 시설로 남았다.코로나19 종식을 향해 미국이 한 발 더 다가섰다고 외신은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는 “1년 넘게 규제 속에 살며 팬데믹에 지친 미국인에게 거대한 전환점”이라고 했다.
여전히 마스크 써야 주장도
백신 접종이 늘면서 확진자가 줄어든 것이 지침을 바꾸게 된 근거다. 미국 인구의 46.6%인 1억5462만 명이 코로나19 백신을 한 번 이상 맞았다. 접종을 마친 사람은 35.8%에 이른다. 신규 확진자는 13일 기준 3만4934명으로, 30만 명을 넘었던 4개월 전과 비교하면 8분의 1 수준이다. 미국 내 백신 수급이 원활한 것도 영향을 줬다. 만 12~15세도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허가받아 예방 가능한 인구는 크게 늘었다.미 방역당국이 그동안 백신 접종자도 마스크를 쓰도록 한 것은 백신 효과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아서다. 몸 속 깊은 곳인 폐에서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것을 막는다는 근거는 있었지만 코와 같은 상기도 증식도 막는지는 알 수 없었다. 몸에 들어온 바이러스가 상기도에서 계속 증식하면 무증상 상태에서 다른 사람에게 코로나19를 퍼뜨릴 수 있다.미국 미래의학 전문가인 에릭 토폴 스크립스연구소장은 트위터를 통해 “그동안 백신을 맞아도 코 속에 바이러스가 잠복해 있을 가능성이 있어 전파 위험이 있다고 판단했지만 백신 접종 후 전파 사례가 드물다는 게 명확해졌다”며 “과학적 근거가 뒷받침된 데다 더 많은 백신 접종을 유도할 수 있어 코로나19 이전의 삶을 향한 큰 발걸음”이라고 평했다.
기업들도 대책 마련 나서
일각에선 백신을 맞아도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변이 발생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할 위험이 남았기 때문이다.코로나19 백신 접종 열기가 주춤해지면서 미국 정부가 ‘마스크 면제’라는 당근책을 내놨다는 분석도 나왔다. 바이든 정부는 미국 독립기념일인 7월 4일까지 성인 70%가 백신을 맞도록 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지난달 1일 244만 명에 이르던 접종자는 34만 명까지 떨어졌다.미국 기업들은 후속 대책 마련에 나섰다. 백화점 메이시스, 의류 브랜드 갭 등은 마스크 지침을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월트디즈니는 테마파크 고객이 크게 늘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자와 직접 대면하는 음식점 등은 직원의 코로나19 위험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한국 보건당국도 백신 접종자는 야외에서 마스크를 벗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2부본부장은 “고위험층 접종 수준 등을 감안해 올 추석 정도에는 실외 마스크 착용 지침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기준 한국 접종자는 371만9983명으로 인구의 7.2%다.
이지현/이선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