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배터리 패권 고삐 죈다…中동박 회사 400억 투자

LG화학 남철 전무(좌측 3번째)와 DeFu Ma Ke 동사장(우측 2번째)이 400억원 지분투자 체결식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LG화학 제공]
LG화학이 2차전지 핵심 부품인 동박 사업에 투자하며 배터리 소재 분야 가치사슬(밸류체인) 강화에 나선다.

LG화학은 동박을 제조하는 중국 지우장 더푸 테크놀로지(Jiujiang DeFu Technology, 이하 더푸)에 400억원 규모로 지분투자를 한다고 16일 밝혔다. 동박은 머리카락 두께의 15분의 1정도 수준의 얇은 구리판으로 배터리 음극재에 사용돼 전류를 흐르게 하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다.LG화학은 지난해 전지(배터리) 사업 부문을 LG에너지솔루션으로 분리한 이후 배터리 소재 사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이번 지분 투자도 그 일환이다.

LG화학이 투자하는 더푸는 지난해 생산능력 기준 중국 3위의 동박 제조사로, 2차 전지용 동박인 '전지박'과 전자제품 인쇄회로기판(PCB)용 동박을 생산중이다.

중국 장시성 지우장시와 간수성 란저우시 2개 지역에 생산 공장을 운영 중이다. 연간 4.9만t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내년까지 7만8000t 규모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LG화학은 더푸가 업계 최고 수준의 원가경쟁력을 갖췄으며 중국 로컬 기업중 유일하게 동박 첨가제 기술을 자체 보유해 균일한 고품질의 동박 생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글로벌 배터리 회사에 동박 공급을 시작했고, 내년 상반기에는 중국 선전증시 창업판 상장도 계획하고 있다.

LG화학은 이번 투자를 통해 배터리 소재 부문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 음극 분야 신규 소재 사업의 역량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LG화학은 지난해 10월 중국 화유코발트(Huayou Cobalt)와 설립한 양극재·전구체 합작 생산시설의 가동으로 '취저우 공장(전구체) → 우시 공장(양극재) → LG에너지솔루션(배터리)으로 이어지는 배터리 제조 전 과정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한 바 있다.회사는 더푸와 동박 사업에서 장기적 협력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하고 다양한 전지박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남철 LG화학 첨단소재본부장(전무)는 "배터리 소재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전방위적인 협업을 통해 밸류 체인을 강화해 나가겠다"며 "기존 사업의 경쟁력과 신규 사업의 역량을 높여 배터리 소재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