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때 투수 전향한 SSG 장지훈 "고졸로 프로 왔으면 방출"

프로야구 SSG 랜더스의 신인 우완 투수 장지훈(23)이 당찬 투구로 주목을 받고 있다.

2021시즌 2차 4라운드로 SSG에 입단한 장지훈은 지난 4월 29일 kt wiz전에서 강렬한 데뷔전을 치렀다. 사실 주목을 받을 만한 상황은 아니었다.

1-6으로 승부가 크게 기운 9회초 1사 만루에서 경기를 정리하려는 듯 등판했다.

그런데 하재훈, 김세현 등 선배 투수들이 사사구로 쏟아내며 쩔쩔맨 것과 달리 장지훈은 강백호와 조일로 알몬테를 각각 '3구 삼진'으로 처리하며 깔끔하게 이닝을 끝냈다. 이후 장지훈은 6차례 더 등판하며 경험을 쌓고 있다.

김원형 SSG 감독도 장지훈을 칭찬으로 격려하며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1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만난 장지훈은 "일단 볼넷보다는 타자와 대결해서 결과가 나오는 게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다"며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잘해주셔서 편하게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데뷔전을 떠올리면서는 "워낙 만루여서 잘 던지겠다는 마음보다는 맞아도 계속 스트라이크를 던지자고 생각하며 올라갔는데 결과가 좋게 나왔다"며 웃었다.

놀라운 사실은 장지훈이 투수로 전향한 지 4년이 채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해고를 졸업하고 동의대에 진학한 그는 "2년제 대학보다는 4년제 대학에서 확실히 채우자는 생각이었다"고 떠올렸다. 장지훈은 대학 2학년 초까지는 야수였다.

내야수와 외야수를 오가면서도 자리를 잡지 못했다.

그는 "2학년 6월쯤 투수로 전향했다.

그전에는 투수로 한 번도 안 나갔다"고 밝혔다.

투수 전향 이유를 묻자 "대학교 입학 후 출전한 경기에서 안타를 하나도 못 쳤다"며 웃었다.

타격 실력은 나쁘지만, 어깨는 괜찮다고 생각해 투수를 하고 싶다고 지도자들에게 요청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아마 고등학교 때 프로에 갔으면 방출될 수 있었다는 생각을 한다"며 "대학교에서 4년 동안 잘 배우고 프로에 온 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지훈은 프로에 와서도 계속 성장하고 있다.

대학에서는 슬라이더를 주 무기로 삼았다는 장지훈은 SSG 입단 후 체인지업을 가다듬어 새로운 무기로 만들었다. 그는 "지금은 체인지업이 제일 자신 있다"며 "'체인지업도 직구처럼 던져라'는 코치님의 말씀을 듣고 던지니 잘 되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