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에 압박 받은 삼성, 급식 부당지원 의혹 해소키로

시정안 담은 동의의결 신청
"'정상거래' 기존 입장엔 변화없어"
삼성전자 등 주요 삼성 계열사들이 사내식당 급식 사업과 관련한 일감 몰아주기 혐의를 조사 중인 공정거래위원회에 자발적 시정안을 담은 ‘동의의결’을 신청했다. 공정위 압박에 삼성이 ‘백기’를 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17일 주요 계열사를 대표해 공정위에 급식 일감 몰아주기 혐의에 대한 자발적 시정안을 담은 동의의결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시정안에는 중소업체에 급식 일감을 개방하는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그동안 삼성 계열사가 다양한 업체와 급식 거래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했다”면서도 “삼성 계열사와 삼성웰스토리가 정상적인 거래를 했다는 기존 입장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공정위가 삼성 계열사들이 신청한 동의의결을 받아들이면 급식 사업과 관련한 조사는 일단락된다. 공정위는 삼성의 신청 내용을 검토한 후 수용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만약 공정위가 판단하기에 미비점이 있으면 수정안 제출을 요구하거나 동의의결 결정을 보류할 수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삼성이 제출한 시정안을 면밀히 검토해 수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의의결은 2011년 공정거래법이 개정되면서 도입된 제도다. 조사 대상 사업자가 내놓은 자진 시정 방안을 검토해 법 위반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게 주요 골자다. 쟁점이 되고 있는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공정위는 2017년 사내식당 급식 사업을 대표적인 과점 업종으로 분류하고 주요 대기업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당시 업체들은 “자율경쟁으로 형성된 시장을 정부가 인위적으로 손보는 것은 문제”라고 맞섰다. 하지만 공정위는 기업집단국을 신설해 조직을 확대한 뒤 단체급식 내부거래로 조사 범위를 확대했다.공정위는 올 들어 압박 수위를 한층 더 높였다. 지난달엔 삼성·현대자동차·LG 등 8개 그룹의 핵심 최고경영자(CEO)를 한자리에 소집해 ‘급식업체 일감 개방 선포식’을 열기도 했다.

송형석/이지훈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