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 채굴에 동난 하드디스크…씨게이트·웨스턴디지털↑

가상화폐 '치아' 채굴에
고용량 하드디스크 수요 급증
하드디스크 업체의 주가가 급등 중이다. 가상화폐 채굴에 하드디스크 수요가 급증한 덕이다.

17일 씨게이트(종목명 STX)는 나스닥 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6.39% 오른 104.23달러에 장을 마쳤다. 13일부터 연일 급등, 3거래일 만에 23.48% 올랐다. 이날 웨스턴디지털(WDC)도 전거래일 대비 6.33% 오른 76.42달러에 장을 마쳤다. 웨스턴디지털 역시 3거래일 만에 주가가 18.70% 뛰었다.하드디스크 업체들의 주가를 밀어올린 건 가상화폐 채굴 수요다. 새로운 암호화폐 '치아(Chia)'가 중국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이를 채굴하기 위해 하드디스크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치아는 비트토렌트(BitTorrent) 개발자인 브램 코헨이 개발한 새로운 암호화폐다. 중국의 알리바바 등 전자상거래 업체에선 최근 하드디스크 재고가 동나고 있고, 중고시장에서도 물량을 구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비드 게클러 웨스턴디지털 CEO는 지난달 배런즈에 "치아 채굴자에 의해 고용량 하드디스크 수요가 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월가에서는 단기적으로 하드디스크 판매가 늘어날 것이라고 본다. 치아는 그래픽카드(VGA)를 통해 채굴하는 기존 가상화폐와 달리, 저장 공간을 치아 네트워크에 제공하면 용량만큼 보상받는 특징이 있다. 치아 채굴에 고용량 저장장치가 유리한 만큼 고용량 하드디스크를 중심으로 가격이 단기적으로 오를 수 있고 주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다.조세프 무어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치아의 코인 채굴 방법은 다른 암호화폐와는 다르다"며 "단기적으로 하드디스크 수요를 크게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