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이끄는 MZ세대…원태인·이승민·이승현

2000년대 이후 태어난 영건…자기 의견 피력하며 팀 분위기 주도
프로야구 1위 삼성 라이온즈는 최근 20대 초반의 젊은 투수들이 두각을 보인다. 에이스 원태인(21)을 비롯해 이승현(19), 이승민(21) 등 2000년 이후에 태어난 영건들이 마운드를 이끌고 있다.

원태인은 올 시즌 6승 1패 평균자책점 1.00을 기록하며 명실상부한 KBO리그 간판으로 떠 올랐다.

올해 입단한 이승현은 14일과 17일 LG 트윈스전에서 인상적인 피칭을 선보이며 삼성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대체 선발자원 이승민도 정교한 제구력으로 제 몫을 다한다.

MZ세대(밀레니얼 세대+Z세대)인 이들은 공통점이 있다.

자기주장이 강하고 당돌하다는 것이다. 원태인은 지난 13일 kt wiz 전에서 상대 팀 간판이자 절친한 선배인 강백호를 3타수 무안타로 묶은 뒤 "백호 형의 타율을 4할대에서 3할대로 끌어내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어느 상황에서든 자신감이 차고 넘친다.

신인 투수 이승현도 남다르다. 그는 대선배인 포수 강민호의 사인대로만 공을 던지지 않는다.

강민호는 17일 LG 트윈스전을 마친 뒤 "이승현이 (다른 공을 던지겠다며) 고개를 젓더라"며 "그 모습을 보고 앞으로 성공하겠다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보통 신인 투수들은 경험 많은 포수의 리드대로 공을 던진다.

대선배의 사인을 거부하고 본인이 던지고 싶은 공을 던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나 이승현은 자기 공에 관해 확신이 있고, 자신감을 잃지 않는다.

자기 의견을 마음껏 피력할 정도로 멘털도 강하다.

강민호는 "우리 팀에도 좋은 신인 투수가 들어왔다고 생각했다"며 "처음 이승현의 직구를 받는데, 감동할 정도로 공이 좋았다"고 극찬했다.

신인답지 않은 건 2년 차 좌완투수 이승민도 마찬가지다.

이승민은 베테랑처럼 자신의 부족한 점을 노련하게 수정한다.

지난달 말 2군으로 내려갔다가 임시 선발로 돌아온 이승민은 그동안 지적받아온 단점을 빠르게 고쳤다.

구속이 느린 이승민은 제구력을 바탕으로 상대 타자와 수 싸움을 벌이는 투수인데, 그동안 투구 템포가 느리다는 지적을 받았다.

투구 사이 시간 간격을 의미하는 템포가 느릴수록 상대 타자에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줄 수 있다.

경기 시간이 늘어져 수비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지고 체력 조절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이에 이승민은 2군에 내려가 투구 템포 조절에 집중했고,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17일 LG전에 선발 등판한 이승민은 빠른 템포로 4이닝 동안 2피안타 1실점을 호투하며 팀의 역전승 발판을 마련했다. 강민호는 "이승민은 2군에서 템포 조절을 하려고 노력을 많이 한 것 같다"며 "어린 선수들의 노력이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