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로사 대책 마련하라" 숨진 쿠팡 노동자 가족 부산 방문

지난해 10월 경북 칠곡서 숨진 뒤 산재 인정받아
부산 방문 시작으로 전국 돈 뒤 내달 17일 쿠팡 앞서 기자회견
지난해 10월 쿠팡 경북 칠곡 물류센터에서 야간 근무를 한 뒤 숨진 고 장덕준씨 부모가 쿠팡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면서 전국 순회에 나서 첫 방문지인 부산에 도착했다.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와 장씨 유가족은 18일 오전 부산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의 일용직 고용구조, 야간노동의 문제를 알리고 쿠팡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순회 투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장씨는 지난해 10월 쿠팡 칠곡 물류센터에서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던 중 심야 근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뒤 숨졌다.

장씨는 1년 4개월 동안 이 물류센터에서 근무했다.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2월 장씨 죽음을 과로 등 업무상 질병으로 인한 산재로 인정했고, 쿠팡 측은 이후 사과문을 발표했다.

대책위는 "장씨가 쓰러진 지 7개월이 지나고 있지만, 아들을 잃은 유가족의 슬픔은 아직도 사그라지지 않는다"면서 "그때 말렸어야 하는 후회가 밤마다 계속되지만 지금도 그곳에서 일하는 '덕준이 친구들은 지켜야지' 하는 심정으로 멈추지 않고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쿠팡이 재발 방지 대책을 내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일용직 중심 고용을 정규직 중심으로 바꾸고 야간 노동을 최소화할 것을 주장했다.

야간노동 시에도 충분한 휴식 시간을 보장하고 쉴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터에 냉난방 시설을 갖춰 노동자들에 추위와 더위에서 최소한 자신을 보호하며 일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정부는 쿠팡이 만들어 내는 질 낮은 일자리에 연연할 것이 아니라 쿠팡에 대한 대대적인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고 철저하게 규제하고 관리·감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씨 유가족은 첫 방문지인 부산을 시작으로 경남, 광주전남, 전주, 충남, 충북, 경기, 인천을 순회한 뒤 내달 17일 서울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