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되는 부동산세금…재산권 침해 우려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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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훈 교수, 예산춘추 기고문부동산의 취득과 보유, 처분까지 전 과정에 걸쳐 관련 세금을 계속 강화하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재산권 침해 등 위헌 소지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보유세 높이고 양도세는 낮춰야
과다수요 막고 매물잠김도 해소"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장은 국회예산정책처가 펴낸 ‘2021 예산춘추 두 번째’에 기고한 ‘부동산 세제 개편의 평가와 개선과제’란 제목의 글에서 “2017년부터 지금까지 부동산세제는 다주택자 종합부동산세뿐만 아니라 처분 단계의 양도소득세, 더 나아가 취득 단계의 취득세까지 강화하고 있다”며 “모든 단계의 부동산 세금을 계속 올리는 것은 자칫 재산권 침해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 원장은 “하나하나의 정책은 나름의 정당성을 가질 수 있지만, 그것이 겹겹이 쌓여 헌법상 과잉금지 원칙 위배가 되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선 “정책의 안정성과 신뢰가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보유세와 양도세, 취득세를 동시에 강화해 부동산 보유와 처분에 대한 세 부담이 함께 커지는 것은 ‘정책적 엇박자’라는 설명이다. 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유세 비중은 0.87%로 OECD 국가 중 15위라는 점에서 보면 (보유세율을) 높일 여지는 있다”며 “과도한 수요를 줄이고 기존에 보유한 부동산을 내놓게 하려면 보유세를 높이는 방향으로 가는 게 맞다”고 했다. 매물 잠김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종부세·재산세 등 보유세를 강화하고 취득세·양도세 등 거래세를 낮추는 방향으로 세제 개편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다만 보유세는 소득이 없는 가구, 실거주 1주택자,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는 경우 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원장은 ‘부유세’ 성격으로 부동산 보유세를 과세할 경우 대출 등 부채를 감안한 ‘순자산’에만 과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출을 받아 주택을 사는 경우 그 주택은 실제로 소유자만의 것이 아니어서 부채가 있는 것도 고려해서 세금을 매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