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받고 쿼드 참여?…'첫 대면' 文-바이든 앞에 놓인 4대 의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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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정상회담 D-2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21일(현지시간) 여는 한·미 정상회담의 일정과 의제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문 대통령은 3박5일 일정 동안 바이든 대통령과 단독회담을 비롯해 의회와 행정부의 주요 인사를 만나 한·미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방미에서 주목해야 할 의제는 백신 협력 등 코로나19 공동 대응, 반도체 등 신기술 협력, 북한 비핵화 등 대북정책, 대중국 견제 등이 꼽힌다.
가장 큰 관심은 '백신 동맹'
화이자·모더나 백신 확보 주목
삼바, 위탁생산 협약식 가질 듯
삼성, 반도체 추가 투자 유력
SK는 배터리 공장증설 가능성
(1) 백신 보릿고개 넘을 수 있을까
한·미 정상회담의 가장 큰 현안은 백신 등 코로나19 관련 협력 여부다. 한국 정부는 1억9200만 회분 백신을 이미 계약했지만 공급 시기가 주로 하반기에 몰려 5~6월 ‘백신 보릿고개’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이 전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이번 방미를 백신 협력을 강화하고 백신 생산의 글로벌 허브로 나아가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한 것 역시 이 같은 불안감을 반영한 것이다.업계에서는 대통령의 방미에 맞춰 주요 기업들의 백신 관련 협약식이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와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도 이번 방미 일정에 맞춰 미국 출장길에 오를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와의 위탁생산 관련 협약식을 열고, SK바이오사이언스는 노바백스와 기술이전 연장을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국 기업과 외국 기업 간 백신 투자 등이 지금 협의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백신 스와프 체결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7일 백악관 연설에서 6월 말까지 미 보건당국이 승인한 코로나19 백신 2000만 회분을 해외에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종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6000만 회분에 이어 이번엔 미국에서 승인받은 백신(화이자, 모더나, 존슨앤드존슨) 2000만 회분을 추가로 보내겠다는 설명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백신 지원 대상을 밝히지 않아 한·미 정상회담에서 백신 스와프가 성사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 반도체·배터리 투자 발표할까
미국에서 백신을 확보하기 위해 우리가 내밀 수 있는 카드는 ‘반도체’가 꼽힌다. 삼성전자가 미국에 투자하는 방안 등이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이번 방미에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이 함께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텍사스 오스틴에 시스템 반도체 관련 추가 라인 투자를 발표하는 것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현재 삼성전자는 텍사스 오스틴에 파운드리 1개 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주 삼성전자가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에 38조원을 추가해 총 171조원의 투자계획을 발표한 걸 보면 미국 투자에 대한 계산도 끝났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삼성전자와 함께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 배터리 기업도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방미 마지막날인 22일 애틀랜타에 있는 SK이노베이션 공장을 방문하는 것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3) 싱가포르 합의 계승할까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와 관련해 구체적인 협력 방안이 나올지도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산인 ‘싱가포르 합의’를 계승할지 여부가 관건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미국에서 ‘외교를 통해서 해결하겠다’ ‘미·북 간 양자 대화를 추진하고, 북한이 의미있는 조치를 취하는 경우 상응조치도 검토할 준비가 돼 있다’는 발표가 나온 적이 있다”며 “회담 합의문에 들어갈 내용은 계속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싱가포르 합의 계승 여부를 양국 당국자가 실명으로 발표한 적이 없어 합의문에 담길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종전 선언, 남북한 합작사업 등도 논의될 수 있겠지만 공동성명 등에 들어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관측했다.(4) 반중국 전선 참여 요구할까
미국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반(反)중국 전선이다. 이 때문에 백신, 북한 등 사안에서 한국 측 의견을 반영하면서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안보협의체) 등 반중국 전선에 참여를 요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 쿼드에 전면 참여하는 대신 신기술, 기후변화, 코로나 등 전문분과(워킹그룹)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호영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전 주미 한국대사)은 이날 최종현학술원과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간 공동 세미나에서 “한국이 워킹그룹 단위로 쿼드에 참여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강영연 기자/워싱턴=주용석 특파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