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암 복강경 수술, 개복 수술만큼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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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공동연구팀직장암 치료에서 복강경 수술이 종양학적으로 안전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0년 동안 직장암 치료를 받은 환자들을 추적해 분석한 결과다.
수술환자 338명 10년간 추적
정승용 서울대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팀과 오재환 국립암센터 교수, 강성범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공동연구팀은 직장암 환자 338명을 무작위로 배정한 후 10년 동안 추적 관찰·분석한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연구팀은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수술 전 항암화학 방사선 치료를 받은 2기 또는 3기 직장암 환자 338명을 대상으로 개복 수술(170명), 복강경 수술(168명)에 따른 10년간의 전체 생존율, 무병 생존율, 국소 재발률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복강경 수술군의 전체 생존율과 무병 생존율이 개복 수술군과 비슷한 생존율을 보였다. 복강경 수술을 받은 환자의 10년 전체 생존율과 무병 생존율은 각각 76.8%와 64.3%, 개복 수술을 받은 환자는 74.1%와 59.3%였다.
10년 국소 재발률에서도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복강경 수술을 받은 환자군에서는 3.4%에서 암이 재발했지만, 개복 수술은 8.9%에서 재발했다.
이전까지 직장암 복강경 수술은 한국, 유럽, 미국, 호주에서 널리 시행됐지만 무작위 임상시험 결과에서 예후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아 안전성 논란이 제기돼 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런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 직장암 복강경 수술이 표준 수술법으로 자리 잡는 데 중요한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정 교수는 “그동안 직장암에 대한 무작위 임상 연구들이 발표됐지만 10년 이상 추적 관찰을 통해 장기 생존을 분석한 연구는 없었다”며 “수술 전 항암화학 방사선 치료를 받은 직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복강경 수술의 장기적인 종양학적 안전성을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랜싯 계열의 국제학술지 ‘랜싯 위장병학·간장학’ 최신호에 실렸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