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바리니 여자배구 감독 "이재영 빈자리, 이소영으로 메울 것"

"박정아는 라이트에 배치…전술 바꾼다"
"이다영 빠진 주전 세터는 염혜선, 안혜진, 김다인이 경쟁"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을 이끄는 스테파노 라바리니(42·이탈리아) 감독이 2021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개막에 앞서 대표팀 운용 계획을 공개했다. 라바리니 감독은 19일 대한민국배구협회를 통한 인터뷰에서 학교폭력으로 대표팀 자격이 박탈된 레프트 공격수 이재영-세터 이다영(이상 흥국생명) 쌍둥이 자매의 공백 문제에 관해 설명했다.

라바리니 감독은 "레프트는 이소영(KGC인삼공사)이 주전으로 나서고, 박정아(한국도로공사)에게는 라이트 공격수 역할을 맡길 예정"이라며 "주전 세터는 염혜선(KGC인삼공사), 안혜진(GS칼텍스), 김다인(현대건설)이 경쟁할 계획인데, 궁극적으로 도쿄올림픽에는 2명의 세터를 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한 여자배구 대표팀은 주축 공격수 이재영, 주전 세터 이다영 자매가 학교폭력 가해 사실로 대표팀 자격 박탈 징계를 받으면서 전력에 차질을 빚고 있다. 라바리니 감독은 25일부터 열리는 VNL을 통해 전력을 재정비하면서 도쿄올림픽 준비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진천선수촌에서 합숙 훈련을 소화 중인 대표팀은 21일 0시 40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VNL이 열리는 이탈리아로 떠난다.

대표팀은 25일 중국전을 시작으로 6월 20일 네덜란드전까지 15경기를 치르며 도쿄올림픽을 준비한다. 대표팀은 당초 선수 18명을 파견할 계획이었지만, 센터 김수지(IBK기업은행), 레프트 김주향(IBK기업은행), 라이트 김희진(IBK기업은행)이 부상 및 경기력 저하로 제외돼 총 15명이 떠난다.

다음은 라바리니 감독과 일문일답.
-- 이재영, 이다영을 대신할 선수가 궁금하다. ▲ 세터는 염혜선, 안혜진, 김다인 3명의 선수가 경쟁할 예정이다.

염혜선과 안혜진은 대표팀 경험이 있고, 김다인도 좋은 능력이 있다.

3명의 세터가 경쟁하며 우리 팀 시스템을 만들 것이다.

레프트는 이소영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이소영은 그동안 대표팀에서 교체 선수로 활약했는데, 이번에는 주전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지난 대표팀에서 중간에 합류했던 박정아도 이번에는 처음부터 합류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소영, 박정아, 세터 3인과 더불어 새로운 선수들과 함께 엔트리를 완성할 예정이다.

-- 전체적으로 대표팀 전술 계획을 바꿔야 할 거 같은데.
▲ 2∼3가지의 시스템을 준비할 예정이다.

플랜 B도 있다.

김희진이 주로 수행했던 라이트 공격수의 역할을 박정아가 하는 것이다.

박정아는 레프트 공격수가 해야 할 서브 리시버의 역할을 라이트가 대신하는 깜짝 전술도 소화할 수 있다.

박정아는 최근 훈련에서 라이트로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번 VNL에서는 라이트 포지션에 박정아를 투입하고, 레프트 한자리에 이소영을 내세우는 것이 우리의 메인 시스템이 될 것이다.
-- 대표팀 세터 3명의 기용 방안은.
▲ 염혜선과 안혜진은 대표팀이 어떤 시스템으로 플레이하는지 알고 있다.

나도 이 선수들의 특징을 알고 있어서 다행이다.

김다인은 앞으로 훈련과 대회를 치르면서 특성을 파악할 것이다, 이번 VNL은 어떤 선수가 우리 팀이 지향하는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는지 찾아가는 과정이 될 것이다.

전술적인 이유로 매 세트 더블체인지(세터+공격수)를 하겠지만, 3명의 세터 모두에게 기회를 줄 것이다.

올림픽에는 2명의 세터를 선발할 예정이다.

-- 육서영(IBK기업은행), 한다혜(GS칼텍스) 등 처음 발탁한 선수들은 얼마나 파악했나.

▲ 지난 시즌 V리그 영상을 보며 몇 명의 새로운 선수를 선발했다.

함께 훈련한 시간이 길지는 않다.

선수들의 장점을 파악하는 중이다.

육서영은 파워와 점프가 좋다.

무엇보다 스파이크 서브가 큰 장점이다.

현재 대표팀은 강소휘(GS칼텍스), 김희진처럼 좋은 서브를 구사하는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져있다.

이런 상황에서 육서영의 존재가치가 크다.

리베로 한다혜는 리시브에 강점을 가진 선수다.

리베로는 수비와 리시브 모두 좋아야 하지만 우리 팀이 추구하는 빠른 플레이를 위해선 첫 리시브가 잘돼야 한다.

이다현(현대건설)은 점프가 좋고 파워가 있다.

국제적인 수준에서 신장이 큰 편은 아니지만, 블로킹에서 좋은 기술과 타이밍을 보여줬다.

김다인은 익숙한 플레이가 아닌 조금 색다른 플레이를 한다는 점이 장점이다.

가령 반격 상황에서 센터를 활용하는 위험을 감수한다.

높게 평가한다.

김다인도 빠른 스타일의 배구를 선호하는데, 내가 추구하는 플레이와 부합한다.

-- 박정아, 정지윤(현대건설) 등 주 포지션 아닌 선수들이 라이트에서 뛴다.

어떤 점에 집중하고 있나.

▲ 라이트 포지션은 가장 먼저 공격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라이트는 하이 볼 뿐만 아니라 퀵오픈 공격도 해야 한다.

블로킹에도 중점을 둘 예정이다.

V리그에서 정지윤은 센터로 블로킹을 많이 했다.

박정아도 블로킹에 많이 참여했다.

그러나 라이트 공격수의 블로킹은 전술적으로 다르다.

네트의 오른쪽에서 하는 플레이에 익숙해져야 한다.

라이트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공격할 수 있는 훈련을 공격과 블로킹 부분에서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
-- 선수들이 백신 접종에 관해 불안감을 느끼고 있진 않나.

▲ 접종 이전에는 선수들이 조금 불안해하는 것 같았다.

1차 접종 이후 부작용은 없었다.

선수들도 빠르게 괜찮아진 것 같다.

이제 선수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관해 이전보다 스트레스를 덜 받는 것 같다.

선수들의 컨디션은 좋다.

선수들은 백신이 더 나은 상황을 만들어 줄 것이라고 이해한다.

-- 선수들은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환경에서 훈련하고 있다.

스트레스 등을 어떻게 관리하나.

▲ 외부와 차단됐지만, 환경의 변화는 많다.

지금까지는 진천선수촌에서 훈련했지만 이제 이탈리아에 가야 한다.

이탈리아에서는 한 달 동안 15경기를 치러야 한다.

VNL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올림픽을 준비한다.

차단된 환경에 관한 스트레스보다는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는 기대감이 더 클 것이다.

아울러 기존과는 다른 스타일의 배구를 접하면서 선수들은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다.

-- 올림픽 최종 엔트리 중 리베로는 몇 명으로 구상하나.

▲ 2명이다.

-- VNL 미 참가선수의 올림픽 참가 가능성은 있나.

▲ 기회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VNL에 참가하는 선수들이 올림픽 최종 명단에 선발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 세터 염혜선이 부상 후 재활 중인데 현재 몸 상태는.
▲ 염혜선은 대표팀에 합류한 후 다시 볼을 만지기 시작했다.

원래 가지고 있던 능력을 크게 잃어버린 것은 아니다.

염혜선은 우리가 어떤 스타일의 배구를 지향하는지 잘 알고 있다.

최근 며칠 동안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몸 상태는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회복할 것으로 생각한다.

-- 이다현, 정지윤, 안혜진, 육서영 등 어린 선수들이 많이 합류했다.

어떻게 활용할 계획인가.

▲ 지난 시즌 V리그 영상을 보며 가능성을 보인 어린 선수를 많이 볼 수 있었다.

이제는 이 선수들을 국제무대에서 시험해보겠다.

세계적인 팀들과 15경기를 치르면서 어린 선수들이 어떻게 대표팀에 녹아들고, 팀에 이바지할 수 있을지 테스트하고 파악하겠다.

-- 올림픽이 1년 미뤄지면서 선수 구성에도 많은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어떻게 꾸려 나갈 계획인지.
▲ 올림픽 아시아예선전 이후 많은 일이 있었다.

부상 선수도 많이 발생했다.

예선전 구성과는 차이가 있다.

V리그는 점점 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선수 풀은 크지 않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상의 선수들을 선발했다. 이 선수들과 함께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배구를 보여주고 싶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