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간 안심하고 사세요"…민간임대 인기

이달 '파주 우미린' 등 4000가구
신혼부부 등 특별공급 20%
임대료 시세의 70~95% 수준

"용적률 늘려 민간임대 확대해야"
우미건설이 경기 파주시에서 선보이는 ‘파주 운정신도시 우미 린 더 퍼스트’는 846가구 규모의 공공지원 민간임대 아파트다. 오는 8월 준공 예정이어서 입주가 빠르다. /우미건설 제공
임대료가 주변 시세에 비해 낮은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옛 뉴스테이)이 인기를 끌고 있다. 임대료 상승률이 5% 이내(2년 단위)로 낮고 최소 8년간 이사 걱정 없이 거주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계약갱신청구권 등을 담은 새 ‘주택임대차보호법’ 부작용으로 전세난이 가중되면서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달 약 4000가구 공급

1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총 3945가구의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이 공급된다. 지난 7일 청약을 접수한 ‘동탄 호수공원 리슈빌’은 609가구 모집(일반공급)에 1만5569명이 신청했다. 평균 경쟁률은 25.6 대 1이다. 계룡건설이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에 짓는 이 단지는 762가구(전용 74·84㎡)로 구성된다. 앞서 지난달 초 분양한 경기 고양시 덕은동 ‘고양 덕은지구 중흥S클래스 파크시티’도 391가구 모집에 2726명의 청약자(6.9 대 1)가 몰렸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전셋집 구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8년 이상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우미건설이 경기 파주시 다율동 운정3지구에 짓는 ‘파주 운정신도시 우미 린 더 퍼스트’는 20~21일 청약을 받는다. 총 846가구(전용 59·69·84㎡) 규모다. 채광과 통풍에 유리한 4베이(거실과 방 3칸을 전면 발코니 쪽으로 배치)와 맞통풍 구조로 건립된다. 후분양이어서 입주가 오는 8월로 빠르다. 다목적 실내 체육관(하프 코트) 등 스포츠시설과 작은도서관, 국공립어린이집, 계절용품 보관 창고 등을 갖춘다.

SK건설은 이달 말 경기 평택 통복동에서 ‘평택역 SK 뷰’를 분양한다. 지하 1층~지상 27층, 14개 동, 1328가구 규모(전용 59~84㎡)다. 인근 아파트 시세 대비 70% 수준의 저렴한 임대료로 공급된다. 단지가 들어서는 고평지구에는 총 2만1081㎡ 규모의 공원과 녹지가 조성된다.

부산에선 삼정기업이 동래구 명장동에 ‘동래명장 삼정그린코아 포레스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전용 71·84㎡ 302가구로 구성된다. 500m 거리에 명서초, 대명여고 등 5개 학교가 있다.

“건설사 혜택 확대해 공급 늘려야”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은 박근혜 정부 당시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를 일부 손봐 2018년 도입된 임대주택이다. 초기 임대료가 주변 시세의 90~95% 수준이다. 전체 공급 물량의 20%는 청년, 신혼부부, 고령층 등을 위한 특별공급으로 배정되고, 나머지는 무주택자에게 공급된다. 특별공급의 임대료는 주변 시세의 70~85% 수준으로 더 싸다. 특별공급 대상은 전년도 도시 근로자 평균 소득의 120%(3인 이하 가구 월평균 585만원) 이하인 △19~39세 청년 △혼인 기간 7년 이내인 신혼부부 △고령층 등이다.

일반공급 물량의 청약은 만 19세 이상 무주택 가구 구성원이면 거주지역에 관계없이 누구나 가능하다. 청약통장 보유 여부, 소득 수준 등의 제약도 받지 않는다. 민간 건설사에서 시공해 일반 분양 브랜드 아파트 수준의 상품과 내부 마감재 등을 적용한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전세 물량 부족으로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에 대한 청약 대기 수요도 늘어나는 추세여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직방이 지난달 전국 성인 208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3.8%가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에 관심이 있거나 청약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전문가들은 민간 사업자에 대한 혜택을 확대해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공급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분양 시장이 활황이다 보니 민간 건설사가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을 지을 동기가 많지 않다”며 “법인세 감면, 용적률 상향 등의 인센티브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