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삼성전자, 스마트워치 OS 통합

연례 개발자회의 '구글 I/O'
애플에 맞서 '웨어러블 동맹' 선언

피차이 CEO "차세대 AI 람다
학습없이 사람처럼 대화 가능"
3D 영상대화 서비스도 공개
구글이 삼성전자와 스마트워치 운영체제(OS)를 통합하기로 했다. 근거리에서 3차원(3D)으로 실물 크기 상대방과 대화할 수 있는 온라인 영상대화 서비스도 내놓는다.

구글은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본사에서 온라인으로 연 ‘구글 I/O(연례 개발자회의) 2021’에서 이런 내용을 발표했다. 구글의 차기 모바일 기기 OS인 ‘안드로이드12’에는 자동차 문을 여닫을 수 있는 디지털 자동차 키 기능이 적용될 전망이다.

삼성과 구글의 스마트워치 ‘동맹’

삼성은 그동안 웨어러블 기기에서 ‘타이젠’이란 독자 OS를 사용했다. 카카오톡 등 안드로이드 OS 기반 앱 구동이 불가능했다. 구글은 스마트워치 등에서 안드로이드와 연계되는 자체 OS ‘웨어’를 썼다. 서미어 사마트 구글 제품관리 부사장은 “이번 협업으로 전보다 30% 더 빠르게 시작하는 앱을 개발했다”며 “전력 소모가 적은 파워코어를 통해 심장박동 센서를 온종일 가동하고도 다음 날 쓸 배터리를 남길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OS 통합으로 삼성 스마트워치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앱의 종류가 다양해질 전망이다.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독보적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애플에 맞서 삼성전자가 구글과 전략적 동맹을 선택했다는 평가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세계 스마트워치 시장 점유율은 10%로 1위인 애플(40%)에 한참 뒤졌다. 구글 역시 스마트워치 OS 플랫폼을 확대해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합OS는 올가을에 출시 예정인 삼성전자의 갤럭시 워치4에 탑재될 예정이다.구글은 이날 3D 방식의 온라인 영상대화 서비스 ‘프로젝트 스타라인’을 새로 공개했다. 아직 개발 초기 단계로, 일종의 ‘3D 구글 미트’ 서비스다. 온라인상에서 넓은 화면으로 두 사람이 얼굴을 마주 보며 대화할 수 있다. 상대방의 모습이 실물 크기와 비슷하고, 생생한 입체 효과를 제공해 만나서 대화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구글은 고해상도 카메라와 각종 센서로 촬영한 이미지를 합성하는 방식으로 이런 기술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첨단 전용 장비가 필요해 현재는 구글의 일부 사무실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사람처럼 말 잘하는 AI

구글은 올 3분기 내놓을 모바일 기기의 새로운 OS인 ‘안드로이드12’의 새 기능도 공개했다. 스마트폰을 ‘디지털 자동차 키’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구글 픽셀폰과 삼성 갤럭시폰 일부 모델에 차 문을 여닫고 시동까지 걸 수 있는 기능을 적용할 계획이다. 근거리무선통신(NFC)을 지원하는 차는 스마트폰을 차 문에 대면 된다. 초광대역(UWB)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폰은 차 근처로 다가가면 자동으로 문을 열 수 있다. 구글은 BMW 등 완성차 업체와 관련 기술 적용 방안을 논의 중이다.

구글의 AI 기술이 집약된 첨단 언어 모델인 ‘람다(LaMDA)’도 이날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람다는 미리 정의된 답변을 학습하지 않아 자연스러운 대화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람다가 적용된 가상 행성 명왕성과의 대화를 시연했다. “널 찾아가면 무엇을 볼 수 있을까”라고 물어보자 “거대한 협곡, 빙산, 간헐천, 그리고 분화구를 볼 수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피차이 CEO는 “람다가 공정함, 정확함, 안전함, 개인정보 보호 측면에서 높은 기준을 모두 충족했다”며 “아직 틀리기도 하고 맥락과 관계없는 얘기도 하지만 AI가 구사하는 자연언어 대화에서는 큰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