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바이든과 회담 위해 출국…백신·동맹·대북정책 '조율'

3박5일 미국 출장길

백신 스와프·생산협력 최대 관심
송영길 "백신 허브 구축 계기되길"
文 "북핵 해법 등 좋은 성과 기대"
< 출국 인사하는 文 >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서울공항에서 한·미 정상회담 참석을 위한 출국에 앞서 공군 1호기에 올라 환송 인사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을 위해 19일 출국했다. 코로나19 백신 협력, 대북 정책 조율, 한·미동맹 강화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어떤 합의가 도출될지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를 타고 3박5일 일정으로 미국 공식 실무 방문길에 올랐다. 출국장에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로버트 랩슨 주한미국대사 등이 환송을 나왔다.
이번 회담은 코로나19라는 당면한 현안 속에 일단 백신 부문에서 성패가 바로 드러날 전망이다. 미국과의 백신 스와프나 백신 생산 협력은 올 들어 백신 부족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불신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문재인 정부에 숨통을 틔워줄 최대 이슈다. 반면 백신 분야에서 국민이 만족할 만한 성과가 나지 않으면 다른 회담 결과도 평가 절하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공항에 나온 송 대표가 “이번 방미가 백신 글로벌 허브 구축과 대북관계 실마리를 풀어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한 점도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한반도 상황도 과거와 달라졌다. 2017년 문 대통령의 첫 미국 방문 당시는 한반도 전쟁 위협이 고조되고 있었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도 북한 문제는 주요 관심사였다. 임기 1년을 남긴 문재인 정부는 지금을 북한 문제 해결의 마지막 기회라고 보고 있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반중국 전선 구축 및 동맹 강화 등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공항에서 이뤄진 환담에서 “바이든 정부의 외교안보팀이 한반도를 잘 알고 있어 대화가 수월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방미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중국과의 관계 설정도 시험대에 올랐다. 바이든 정부가 한국에 기대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미국이 공급망 재편을 표명한 반도체, 배터리, 희토류, 의약품 중 반도체와 배터리 분야의 한·미 협력이다. 6세대(6G) 이동통신 분야도 주목된다. 일본은 지난달 미·일 정상회담에서 디지털 커넥티비티 파트너십을 발표하며 동참을 선언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미·일 간 합의는 앞으로 6G 이동통신에서 화웨이 제품은 사용하지 않겠다는 노골적인 중국 견제 의도가 깔린 것”이라며 “(한국도) 참여하지 않으면 새로운 기술 표준에서 경쟁력을 잃을 수 있어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문 대통령은 방미 첫날인 20일 오전 워싱턴 알링턴국립묘지를 방문해 무명 용사의 묘에 헌화할 예정이다. 오후에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원과 하원 지도부를 만나 백신을 포함한 코로나19 대응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척을 위한 협력을 당부할 계획이다.

강영연 기자/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