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모범' 대만, 지역감염 급증에 방역강화 조치 전국 확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모범국으로 꼽히는 대만에서 최근 지역사회 감염이 연일 세 자리의 증가세를 보이면서 일부 지역의 고강도 방역 경계 조치가 전국에 확대 적용된다.
19일 NEXT TV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대만 보건당국은 이날 신규 환자가 275명 발생했으며, 이 중 지역사회 감염 환자는 267명이라고 발표했다. 이날 지역사회 확진자 가운데 수도권 지역에 해당하는 타이베이와 신베이 지역의 확진은 각각 70명과 129명으로 집계됐다.

해외 유입 환자는 8명이었다.
이에 따라 대만의 지역 감염은 15일 180명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닷새 연속으로 세자리수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역 감염이 급속 확산하자 대만 위생부는 지난 15일부터 타이베이(台北)와 신베이(新北) 지역에서만 실시하던 3급 방역 경계 조치를 전역으로 확대 발령했다.

이번 조치로 대만 전 지역에서 외출 시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고, 실내 5인 이상과 실외 10인 이상 사적 모임 및 종교 행사, 전시장, 영화관, 체육관, 박물관, 도서관 등의 개방도 중지된다
이를 어길 경우 각각 최고 1만5천 대만달러(약 60만원), 최고 30만 대만달러(약 1천2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천스중 위생부장(장관)은 백신 접종과 관련해 공동구매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가 공급하는 한국산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백신 40만여 회분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에바항공(BR78)편으로 이날 오전 3시께 출발해 오후 북부 타오위안(桃園) 공항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이번 백신은 유효기간은 8월 말까지이며 도착 후 심사를 거쳐 1주일 후 접종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19일 지역사회 확진자 267명 중 타이베이와 신베이 지역 등 수도권에서 다수의 확진 사례가 나오면서 대만 인구(약 2천350만명)의 25%가 몰려 있는 이들 지역에 감염자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교육부가 19일부터 28일까지 대만 내 전 학교의 수업을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키로 하면서 시민들이 비교적 안전한 것으로 여겨지는 남부 고향으로 자녀들을 내려 보내 코로나 청정지역인 이곳 역시 바이러스 전파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대만 매체가 보도했다.

자유시보는 중장년 이상의 남성이 주로 드나드는 곳으로 불법 퇴폐행위 논란이 있는 완화(萬華) 지역의 찻집에 불법 취업한 외국 여성 27명이 연락 두절과 함께 중남부 지역으로 종적을 감춰 연쇄 지역 감염의 새로운 뇌관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중앙연구원 생물의학과학연구소의 허메이샹(何美鄉) 연구원은 전날 "현재 코로나19 감염 'RO'(재생산) 지수는 계산할 수 없지만, 중중환자 위주로 계산한다면 최소한 1천400명의 감염자가 지역사회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RO' 수치가 1명 이상일 때는 대유행의 가능성이 있으며, 반대로 1명 이하라면 코로나19가 소강상태로 접어든 것을 의미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