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갑질 없어져야죠…지금 어느 시대인데" '마인' 천태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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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하는 재벌 이제 없어져야죠.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너무 올드하잖아요."
tvN 토일드라마 '마인'을 통해 상위 1% 재벌가의 천태만상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마인' 2화에서는 재벌 효원가(家) 장녀 한진희(김혜화 분)가 베이커리 직원에게 크림빵을 던지며 소리를 지르고 몸을 밀치는 등 폭력 행위를 행사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 사실이 언론에 터지기 전 한진희의 어머니 양순혜(박원숙 분)은 배우 출신 며느리인 서희수(이보영 역)를 불러 "네가 가서 해결하라"고 떠밀었다.
베이커리 직원에게 제보를 받은 기자가 "서희수만 만나겠다"고 요청해 온 것이다.
하지만 희수는 "갑질을 했으면 (수습이 아닌) 사과를 해야 한다"며 "누가 형님한테 크림빵을 던졌다고 생각해 보시라"고 말했다. 양순혜는 "감히 우리 딸한테 누가 크림빵을 던지냐"며 호통쳤지만 희수는 "감히라뇨, 그 분도 가족한테는 소중한 아들"이라며 굽히지 않았다.양순혜는 아랑곳없이 수습을 종용했고 희수는 "효원 며느리 십계명 어기는 건데 괜찮겠냐"고 비꼬며 "만날게요, 제가 간다고 사건의 근본은 해결되지 않겠지만"이라고 말했다.
재벌가의 며느리가 된 이상 언론과 인터뷰를 해서는 안된다는 지침을 처음으로 깨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한진희는 "야, 사건의 근본을 해결하고 와야지"라고 소리쳤고 희수는 "당사자가 사과를 해야 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한진희가 "내가 사과 안 한다고 했지?"라고 말하자 희수는 "형님, 제발 (정신과) 치료 받으세요"라며 "자꾸 그러시면 병원이 아니라 감옥에 가실 수도 있다"고 직설을 퍼붓는다.이에 놀란 양순혜는 "야"라고 악을 쓰지만 희수는 "어머님도요"라고 일침을 가하며 이들 모녀의 분노장애를 지적했다.
기자를 만난 희수는 아들이 친아들이 아니라는 것을 캐묻는 기자에게 "그냥 갑질 기사 내라. 재벌가 갑질은 없어져야 한다"고 말하고 자리를 뜬다.
진희의 크림빵 에피소드는 마치 한진그룹의 물벼락 갑질을 연상케 한다.조현민은 지난 2018년 3월 대한항공 광고대행사와의 회의에서 폭언을 하고 벽에 유리컵을 던진 뒤 직원 2명에게 음료수를 뿌린 일로 구설수에 휘말렸다.
언니 조현아 또한 '땅콩회항' 사건의 주인공으로 승무원의 마카다미아 서비스 방법에 불만을 품고 훈계하다 흥분해 승무원 사무장을 비행기에서 내리라고 지시한 일로 논란이 됐다.
직원에게 폭언과 폭행을 일삼는 극중 순혜와 진희는 전·현직 임직원과 운전기사, 자택 경비원, 가사도우미에게 폭언과 폭행을 가했다는 혐의를 받았던 고 조양호 회장의 아내 이명희 모녀와 데자뷰와도 닮아 있다.
진희는 자신에게 "교양있게 굴라"는 엄마를 향해 "엄마 보고 자라서 이런 것이다"라고 항변한다.
성골 재벌가 출신으로 효원가 첫째 며느리이자 미술관 관장을 맡고 있는 정서현 역 김서형을 두고 메이드들은 "그런 대단한 집안 사람이 왜 남의 자식을 키우냐"고 수근거린다.
효원가 첫째 며느리와 둘째 며느리 모두 자신이 낳은 자식이 아닌 아이를 키우고 있어서다.
둘째 아들인 한지용(이현욱 분)은 효원 회장 첩의 아들로 그 역시 혼외자를 낳았고 희수는 그 아이를 사랑으로 키우지만 지용이 아이에게 "엄마 닮았다"는 말에 민감해 하는 새엄마 콤플렉스를 어쩌지는 못했다.
한 때 금기시 돼 왔던 혼외자와 이혼은 재벌가에서 이제 색다른 이슈거리가 아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15년 혼외자 딸이 있다는 편지를 언론에 공개하는 파격행보를 선보였다. 이후 부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이혼 소송을 진행 중이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톱배우 고현정의 결혼은 세기의 결혼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1남1녀를 둔 끝에 이혼했고 정 부회장은 이후 재혼으로 다시 두 자녀를 얻어 슬하에는 2남2녀를 두고 있다.
1998년 결혼한 이재용 삼성 부회장은 임세령과 대상 상무와 2009년 협의했다. 이후 임세령은 배우 이정재와 열애 중인 모습이 포착돼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조금은 덜 떨어진 설정의 효원가 큰아들 한진호(박혁권 분)면은 열등감 투성이로 모자란 자아 때문에 젊은 시절엔 알코올에 의존하기도 했고 술만 먹으면 인사불성이 되는 인물이다.
현실에서 재벌가 자제가 음주 문제로 골머리를 앓은 사례로는 한화그룹이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 김동선은 2017년 서울 강남구 청담동 술집에서 주먹을 휘두른 혐의로 입건됐다.
당시 김 씨는 남성 종업원 2명의 뺨과 머리를 2~3차례 때려 다른 종업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빈센조'의 후속작으로 기대 속에 방영된 '마인'은 세상의 편견에서 벗어나 진짜 나의 것을 찾아가는 강인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극중 상위 1% 재벌가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재미도 있다. 재벌가 대저택 내부 모습을 엿보는 것도 색다르다. 마시는 공기도 다른, 드라마 '마인'의 재벌가들이 주로 생활하는 효원가 큰 집은 카덴차, 작은집은 루바토라고 불리는데 촬영지는 강원도에 위치한 '뮤지엄 산'이다.
현대 건축의 거장, 안도 다다오가 건축한 전원형 뮤지엄으로서 'BOX in BOX'라는 콘셉트로 천혜의 자연과 예술이 어우러지는 아늑한 곳이다.
재벌가 며느리가 프리빗한 요가를 하는 곳 역시 '뮤지엄 산'의 '명상관'이다.
프라이빗 튜터가 면접을 본 곳과 개인 수영장은 강원도 홍천 바회마을에 위치한 홍천세이지우드다. 골퍼의 거장, 잭 니클라우스가 설계한 골프장이 압권이다. 아웃도어 수영장, 인도어 풀, 4가지 버전의 가든 등이 홍천세이지우드가 지향하는 '웰니스'를 경험하기에 충분하다.
으리으리한 효원가의 대저택 입구는 아난티클럽서울 CC 의 초입으로 전해진다. '마인'은 우리 인생에서 가장 화려하고 소중했던 ‘나의 것’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다. ‘나의 것’이라고 믿었던 것이 하나씩 무너지고 누가 적인지 아군인지 모를 혼돈 속, 용감하게 전진하는 인물들의 각성은 새로운 불씨를 틔운다. 그렇게 비로소 자유롭고 온전해진 나를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보는 이들에게도 깊은 몰입감과 공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tvN 토일드라마 '마인'을 통해 상위 1% 재벌가의 천태만상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마인' 2화에서는 재벌 효원가(家) 장녀 한진희(김혜화 분)가 베이커리 직원에게 크림빵을 던지며 소리를 지르고 몸을 밀치는 등 폭력 행위를 행사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 사실이 언론에 터지기 전 한진희의 어머니 양순혜(박원숙 분)은 배우 출신 며느리인 서희수(이보영 역)를 불러 "네가 가서 해결하라"고 떠밀었다.
베이커리 직원에게 제보를 받은 기자가 "서희수만 만나겠다"고 요청해 온 것이다.
하지만 희수는 "갑질을 했으면 (수습이 아닌) 사과를 해야 한다"며 "누가 형님한테 크림빵을 던졌다고 생각해 보시라"고 말했다. 양순혜는 "감히 우리 딸한테 누가 크림빵을 던지냐"며 호통쳤지만 희수는 "감히라뇨, 그 분도 가족한테는 소중한 아들"이라며 굽히지 않았다.양순혜는 아랑곳없이 수습을 종용했고 희수는 "효원 며느리 십계명 어기는 건데 괜찮겠냐"고 비꼬며 "만날게요, 제가 간다고 사건의 근본은 해결되지 않겠지만"이라고 말했다.
재벌가의 며느리가 된 이상 언론과 인터뷰를 해서는 안된다는 지침을 처음으로 깨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한진희는 "야, 사건의 근본을 해결하고 와야지"라고 소리쳤고 희수는 "당사자가 사과를 해야 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한진희가 "내가 사과 안 한다고 했지?"라고 말하자 희수는 "형님, 제발 (정신과) 치료 받으세요"라며 "자꾸 그러시면 병원이 아니라 감옥에 가실 수도 있다"고 직설을 퍼붓는다.이에 놀란 양순혜는 "야"라고 악을 쓰지만 희수는 "어머님도요"라고 일침을 가하며 이들 모녀의 분노장애를 지적했다.
기자를 만난 희수는 아들이 친아들이 아니라는 것을 캐묻는 기자에게 "그냥 갑질 기사 내라. 재벌가 갑질은 없어져야 한다"고 말하고 자리를 뜬다.
진희의 크림빵 에피소드는 마치 한진그룹의 물벼락 갑질을 연상케 한다.조현민은 지난 2018년 3월 대한항공 광고대행사와의 회의에서 폭언을 하고 벽에 유리컵을 던진 뒤 직원 2명에게 음료수를 뿌린 일로 구설수에 휘말렸다.
언니 조현아 또한 '땅콩회항' 사건의 주인공으로 승무원의 마카다미아 서비스 방법에 불만을 품고 훈계하다 흥분해 승무원 사무장을 비행기에서 내리라고 지시한 일로 논란이 됐다.
직원에게 폭언과 폭행을 일삼는 극중 순혜와 진희는 전·현직 임직원과 운전기사, 자택 경비원, 가사도우미에게 폭언과 폭행을 가했다는 혐의를 받았던 고 조양호 회장의 아내 이명희 모녀와 데자뷰와도 닮아 있다.
진희는 자신에게 "교양있게 굴라"는 엄마를 향해 "엄마 보고 자라서 이런 것이다"라고 항변한다.
성골 재벌가 출신으로 효원가 첫째 며느리이자 미술관 관장을 맡고 있는 정서현 역 김서형을 두고 메이드들은 "그런 대단한 집안 사람이 왜 남의 자식을 키우냐"고 수근거린다.
효원가 첫째 며느리와 둘째 며느리 모두 자신이 낳은 자식이 아닌 아이를 키우고 있어서다.
둘째 아들인 한지용(이현욱 분)은 효원 회장 첩의 아들로 그 역시 혼외자를 낳았고 희수는 그 아이를 사랑으로 키우지만 지용이 아이에게 "엄마 닮았다"는 말에 민감해 하는 새엄마 콤플렉스를 어쩌지는 못했다.
한 때 금기시 돼 왔던 혼외자와 이혼은 재벌가에서 이제 색다른 이슈거리가 아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15년 혼외자 딸이 있다는 편지를 언론에 공개하는 파격행보를 선보였다. 이후 부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이혼 소송을 진행 중이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톱배우 고현정의 결혼은 세기의 결혼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1남1녀를 둔 끝에 이혼했고 정 부회장은 이후 재혼으로 다시 두 자녀를 얻어 슬하에는 2남2녀를 두고 있다.
1998년 결혼한 이재용 삼성 부회장은 임세령과 대상 상무와 2009년 협의했다. 이후 임세령은 배우 이정재와 열애 중인 모습이 포착돼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조금은 덜 떨어진 설정의 효원가 큰아들 한진호(박혁권 분)면은 열등감 투성이로 모자란 자아 때문에 젊은 시절엔 알코올에 의존하기도 했고 술만 먹으면 인사불성이 되는 인물이다.
현실에서 재벌가 자제가 음주 문제로 골머리를 앓은 사례로는 한화그룹이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 김동선은 2017년 서울 강남구 청담동 술집에서 주먹을 휘두른 혐의로 입건됐다.
당시 김 씨는 남성 종업원 2명의 뺨과 머리를 2~3차례 때려 다른 종업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빈센조'의 후속작으로 기대 속에 방영된 '마인'은 세상의 편견에서 벗어나 진짜 나의 것을 찾아가는 강인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극중 상위 1% 재벌가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재미도 있다. 재벌가 대저택 내부 모습을 엿보는 것도 색다르다. 마시는 공기도 다른, 드라마 '마인'의 재벌가들이 주로 생활하는 효원가 큰 집은 카덴차, 작은집은 루바토라고 불리는데 촬영지는 강원도에 위치한 '뮤지엄 산'이다.
현대 건축의 거장, 안도 다다오가 건축한 전원형 뮤지엄으로서 'BOX in BOX'라는 콘셉트로 천혜의 자연과 예술이 어우러지는 아늑한 곳이다.
재벌가 며느리가 프리빗한 요가를 하는 곳 역시 '뮤지엄 산'의 '명상관'이다.
프라이빗 튜터가 면접을 본 곳과 개인 수영장은 강원도 홍천 바회마을에 위치한 홍천세이지우드다. 골퍼의 거장, 잭 니클라우스가 설계한 골프장이 압권이다. 아웃도어 수영장, 인도어 풀, 4가지 버전의 가든 등이 홍천세이지우드가 지향하는 '웰니스'를 경험하기에 충분하다.
으리으리한 효원가의 대저택 입구는 아난티클럽서울 CC 의 초입으로 전해진다. '마인'은 우리 인생에서 가장 화려하고 소중했던 ‘나의 것’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다. ‘나의 것’이라고 믿었던 것이 하나씩 무너지고 누가 적인지 아군인지 모를 혼돈 속, 용감하게 전진하는 인물들의 각성은 새로운 불씨를 틔운다. 그렇게 비로소 자유롭고 온전해진 나를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보는 이들에게도 깊은 몰입감과 공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