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충격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면서 1분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1년 전에 비해 2.3배, 4.6배로 급증했다. 20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12월 결산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593개(금융업 등 제외)의 연결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1분기 영업이익은 44조3천983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31.73% 증가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과 순이익률도 각각 8.25%, 9.12%로 전년보다 4.37%포인트, 6.96%포인트 높아졌다. 이처럼 기업 실적이 크게 좋아진 것은 무엇보다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가 1년을 넘긴 가운데 백신 보급 등으로 세계 경제가 회복기에 접어든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은 작년 2월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돼 작년 1분기 실적의 기저효과가 기본적으로 작용했다"며 "실적도 시장 예상치보다 더 좋게 나왔다"고 진단했다.
이어 "경기 회복 방향은 예상하고 있었지만 회복 강도가 예상보다 상당히 강했고 수출도 잘 됐다"며 "그런 부분이 실적에 녹아들었다"고 설명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간 코로나19 상황에서 기업들이 돌파구를 찾기 위해 마케팅비나 판관비 등의 효율성을 높인 결과 매출 증가율에 비해 수익성이 더 크게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전체 매출의 12.15%를 차지하는 삼성전자를 제외해도 영업이익(35조154억원, +175.44%)과 순이익(36조1천993억원, +627.76%) 모두 급증했고 매출(472조9천574억원)도 7.93% 늘었다.
업종별로도 건설업(-4.45%)·전기가스업(-0.94%) 등 2개만 제외하고 나머지 15개 업종의 매출이 늘었다. 매출 증가율은 의료정밀(+37.68%), 전기전자(+21.53%), 기계(+12.70%), 철강금속(+12.15%), 유통(+10.59%), 비금속광물(+8.89%), 섬유의복(+8.13%), 운수장비(+7.77%), 음식료(+5.93%), 화학(+5.79%), 통신(+4.88%), 서비스(+4.44%), 의약품(+4.40%), 종이목재(+2.20%), 운수창고(+2.17%) 순이다.
또 서비스(+3,773.53%), 철강금속(+308.52%), 운수장비(+97.20%), 유통(+86.40%), 통신(+62.03%), 전기전자(+57.30%), 건설(+14.71%), 전기가스(+10.80%), 종이목재(+1.82%) 등 9개 업종에서 순이익이 늘었고 기계, 비금속광물, 섬유의복, 화학 등 4개 업종은 흑자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