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 호투' NC 김영규 "취소되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김영규(21)가 주룩주룩 내리는 빗속에서도 8이닝을 1실점으로 버티는 호투를 펼쳤다.

김영규는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LG 트윈스를 상대로 선발 등판해 8이닝 5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을 기록, NC의 11-1 완승을 이끌고 시즌 3승(2패)째를 수확했다. 경기 초반 내리기 시작한 비는 경기가 끝날 때까지 그치지 않았다.

관중은 우산을 쓰고 경기를 지켜봤다.

공이 미끄럽고 비가 시야를 가린 탓인지 실책 3개(NC 박준영 2개·LG 장준원 1개)도 쏟아졌다. 하지만 김영규는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8이닝 동안 90개의 공을 던졌기에 '완투'도 노릴 법했다.

하지만 김영규는 미련 없이 9회말 마운드를 노시훈에게 넘겼다.
경기 후 비를 피해 더그아웃 안에서 인터뷰에 나선 김영규는 "9회에 던지고 싶은 마음도 있었는데 좋을 때 마무리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완투를 놓친 아쉬움이 없는지 묻자 "다음에 기회가 있으니 신경 안 쓴다.

다음 경기 준비하겠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수중전에서도 잘 던진 특별한 비결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공에 물기가 있긴 했는데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며 "비가 와서 더 공격적으로 던지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치지 않는 비로 '우천 노게임'이 선언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같은 시간 경기도 수원에서 열린 kt wiz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는 비로 노게임 선언됐다.

김영규도 "취소될 수 있겠다는 생각은 했는데 저는 어차피 던지는 것이니 잘 던지는 것만 준비했다"고 말했다.

김영규는 이번 호투로 '잠실 자신감'을 더욱 끌어 올렸다.

김영규는 2019년 4월 7일 두산 베어스전부터 잠실 4연승을 달렸다.

그는 "잠실은 야구장도 넓고 좋은 기억이 많아서 좀 더 편하게 던지는 것 같다"고 했다.

또 2019년 '완봉' 기억이 있는 LG전에 대해서도 "좋은 기억이 있어서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고 했다.

시즌 초반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갔던 김영규는 복귀전인 지난 13일 한화 이글스전(5⅓이닝 1실점)부터 2연승을 달리며 반등에 성공했다. "2군에서 생각을 간단하게 만들고 왔다" 그는 "시즌 초에는 스트라이크가 안 들어가서 불리해졌는데, 오늘은 스트라이크가 잘 들어가니 자신감이 생기고 빨리빨리 투구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기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