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비트코인에 칼 빼들었다…증시 최대 변수로 [조재길의 지금 뉴욕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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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재무부 "1만달러 이상 세무당국 신고 의무"암호화폐(가상화폐)에 대한 각국 정부의 규제가 갈수록 가시화하고 있습니다. 중국에 이어 미국 정부도 칼을 뽑아들었습니다. 그동안 암호화폐에 대해 부정적 발언을 쏟아냈던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이 선두에 서는 모습입니다.
중국 이어 주요국 규제 늘어나…변동폭 30%
다음주 엔비디아·스노플레이크 등 실적 공개
미 재무부는 20일(현지시간) “앞으로 1만달러 이상의 암호화폐를 거래할 땐 반드시 국세청(IRS)에 신고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그 배경은 옐런 장관이 과거 수 차례 밝혔던 불법 사용 가능성입니다. 재무부는 “암호화폐는 탈세를 포함한 광범위한 불법 행위를 가능하게 해줌으로써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며 “가상 자산의 성장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암호화폐 전문가로 꼽혀온 게리 겐슬러 증권감독위원회(SEC) 위원장도 의회를 상대로 SEC가 암호화폐 거래소를 감독해야 할 필요성을 역설해 왔습니다. SEC 차원의 추가 규제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 가격은 연일 급등락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루 변동폭이 30% 안팎에 달할 정도입니다.다만 이날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암호화폐 가격이 다시 회복세를 타자 상승했습니다. 아래는 오늘 아침 한국경제TV ‘굿모닝 투자의 아침’과의 인터뷰 내용입니다.
▶먼저 마감한 미국 증시의 주요 특징을 짚어 주시죠.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0.55(다우)~1.77%(나스닥) 뛰었는데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가격이 반등하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됐습니다.
전날 3만달러까지 밀렸다가 4만달러로 회복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다시 3만5000달러까지 떨어졌으나 또 다시 4만2600달러까지 뛰었습니다. 미 재무부가 1만달러 이상의 암호화폐 거래에 대해 국세청(IRS)에 신고하도록 한 조치가 변동성을 키웠습니다. 오후 6시 현재 가격은 4만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시가총액이 두 번째로 큰 이더리움 가격도 하루 변동폭이 30% 정도에 달했습니다. 아침에 나왔던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또 다시 팬데믹 이후 최저치를 경신해 경기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 주 대비 3만4000명 줄어든 44만4000명으로 기록됐습니다.
주가가 오르면서 월가의 공포 지수로 통하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도 낮아졌습니다. 이날 7.35% 하락한 20.55로 마감했습니다.
▶어제 4월 FOMC 의사록이 공개됐는데, 연준이 팬데믹 이후 테이퍼링 개시 가능성을 시사한 건 처음이지 않습니까. 현지 반응은 어떤가요.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들이 작년부터 유동성 장세의 힘으로 두 배 가까이 뛰었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관심도 정책 당국의 움직임에 쏠릴 수밖에 없습니다.
미 중앙은행(Fed)은 작년 3월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췄고, 매달 1200억달러씩 자산을 매입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 왔습니다. 이런 통화 완화 기조를 접고 다시 긴축에 들어갈 시점이 초미의 관심사인데, Fed가 어제 힌트를 줬습니다.
지난달 말 열렸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공개한 것데요, “미국 경제가 정책 목표를 향해 계속 빠르게 진전될 경우 어느 순간엔(at some points) 자산 매입 속도를 조정하는 논의를 시작하는 게 적절하다고 일부 위원이 밝혔다”고 적시한 겁니다.
대다수 위원들이 “물가 급등은 일시적 현상”이라고 했지만 일부는 “장기화할 우려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자산 매입 속도를 늦추는 테이퍼링를 논의하기엔 너무 빠르다고 줄곧 얘기해온 Fed 인사들 사이에서 기류 변화가 생긴 겁니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은행 총재 역시 별도 인터뷰에서 “팬데믹 이후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 만큼 모든 (정책 변화)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FOMC 정례회의에서 테이퍼링 언급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으나, 실제로 언제 테이퍼링에 들어갈 시점을 논의하고, 이를 발표할 것인지에 대해선 엇갈린 분석이 나옵니다.
다만 그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Fed가 최대 고용(실업률 3.5~4.0%) 및 일정 기간 2.0%를 웃도는 물가상승률을 달성할 때까지 현재의 제로 금리를 유지하고, 이 목표를 향한 상당한 진전을 보일 때까지 자산 매입 속도(월 1200억달러)를 늦추지 않겠다고 공언했는데, 실물 경제에선 이미 ‘상당한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이 때문에 오는 8월로 예정된 연례 경제정책 토론회인 잭슨홀 미팅이나 9월 FOMC에서 테이퍼링 착수 시점을 공개할 것이란 예상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Fed는 작년 잭슨홀 미팅에선 평균물가목표제(AIT) 도입을 발표했습니다.
▶한·미 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인데요, 현지에서 어떤 평가가 나오고 있는지요.
바이든 행정부의 첫 한·미 정상회담은 여기 시간으로는 내일 열립니다. 아직 하루 앞두고 있어 유력 매체들의 보도는 내일 쏟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분위기는 우호적입니다.
워싱턴포스트 CNBC 등은 “바이든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도 참석한 자리에서 한국전쟁 참전영웅에 명예훈장을 수여한다”고 보도했습니다. 훈장을 받는 사람은 전쟁 영웅인 94세의 랠프 퍼켓 주니어 예비역 대령입니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오늘 미 의회에선 한국전쟁 종전선언 및 평화협정 체결, 북미 연락사무소 설치를 촉구하는 법안이 발의됐습니다. 한미동맹 강화 차원의 구체적인 내용이 법안 형태로 제출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다만 한국계 미국인의 방북 허용 등의 내용에 대해 공화당이 반대하고 있는 만큼 의회를 통화할 수 있는 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백악관은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 중 하나가 북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확인했습니다. 젠 사키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기후과 중국, 경제적 동반자 관계뿐만 아니라 북한도 논의의 중심 주제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간 회담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이것이 최고 의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확인했습니다.
인도·태평양 4개국 협의체인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에 한국이 참여하지 않는 것과 관련, 쿼드에 4개 주체가 있지만 너무 수학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며 “한국은 미국에 대단히 중요한 파트너”라고 강조했습니다.
▶향후 체크해봐야 할 이벤트와 이슈도 종합해서 정리해 주시죠.
당분간 증시 변동성이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무엇보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가격의 급등락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 정부가 암호화폐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암호화폐 거래량은 크게 줄지 않고 있습니다.
각 경제 지표도 작지 않은 영향을 끼칠 요인이 될 전망입니다. 오는 25일 콘퍼런스보드가 현행 소비자 신뢰지수를 내놓는데, 이 지수가 또 상승할 경우 물가 급등 우려를 또 자극할 수 있습니다. Fed는 그동안 팬데믹 기저효과 때문에 4월뿐만 아니라 5월의 물가도 상당히 뛸 것이란 전망을 해왔습니다.
<다음주 예정된 주요 경제 지표 일정>
25일(화) 소비자 신뢰지수(5월, 전달은 121.7) / 신규 주택판매(4월, 전달은 102만 채)
27일(목)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 미 경제 성장률 수정치(1분기, 잠정치는 6.4%) / 내구재 주문(4월, 전달은 1.0%)
28일(금) 개인소득(4월, 전달은 21.1% 증가) / 소비지출(4월, 전달은 4.2% 증가) / 상품수지(4월, 전달은 906억달러 적자) /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5월, 전달은 72.1)
오는 27일엔 1분기 성장률 수정치가 나오고, 28일엔 개인소득과 소비지출(각 4월)이 발표됩니다.
프린서펄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시마 샤 수석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당분간 시장이 물가 상승 및 Fed 움직임에 매우 예민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음주 실적을 발표하는 기업 중에선 엔비디아와 스노플레이크, HP, 코스트코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주 실적 발표하는 주요 기업> *일부 변경 가능
24일(월) 아고라
25일(화) 노드스트롬 애질런트테크놀로지
26일(수) 엔비디아 스노플레이크 갭 애버크롬비&피치 딕스스포팅구스 27일(목) HP 델테크놀로지 세일즈포스 코스트코 베스트바이 달러제너럴 달러트리 이항홀딩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