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사냥꾼' 켑카 "코스가 어려우면 더 좋아"

브룩스 켑카(미국)의 '메이저 사냥꾼'의 본능이 살아났다.

켑카는 21일(한국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 인근의 키아와 아일랜드의 키아와 아일랜드 골프리조트 오션코스(파72)에서 열린 PGA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쳤다. 선두 코리 코너스(캐나다)에 2타 뒤진 공동 2위에 오른 켑카는 우승 경쟁을 벌일 발판을 마련했다.

켑카는 통산 8승 가운데 4승을 메이저대회에서 따내 '메이저 사냥꾼'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메이저대회는 페어웨이가 좁고, 러프가 길며 그린은 단단하고 빠른 코스에서 열린다. 켑카는 "코스가 어려우면 더 좋다"고 말하곤 한다.

다른 선수들은 쩔쩔매는 코스에서 티샷을 똑바로, 멀리 보내고 그린에서는 퍼팅이 더 좋아지기 때문이다.

키아와 아일랜드 골프리조트 오션코스는 전장 7천876야드로 메이저대회 역대 최장 코스다. 코스를 만들 때면 코스에서 플레이할 선수들을 괴롭히는데 전념한다는 악명 높은 코스 설계자 피트 다이(미국)의 작품이다.

게다가 켑카는 올해 무릎 부상으로 수술을 받으면서 대회 출전이 많지 않았고, 최근 치른 대회에서 성적이 좋지 않았다.

무릎이 100% 완치되지 않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3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 출전하지 못했고 4월 마스터스에서 컷 탈락했다.

최근 치른 AT&T 바이런 넬슨에서도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

그러나 켑카는 평균 305야드의 장타를 펑펑 날리며 72.22%의 높은 그린 적중률을 뽐냈다.

퍼트로 얻어낸 타수가 다른 선수보다 2타가 더 많을 만큼 그린 플레이도 빼어났다.

PGA투어 통계 전문가 저스틴 레이는 2017년 이후 켑카는 메이저대회에서 이날까지 32차례 60대 타수를 적어냈다면서 이는 2위를 8차례 차이로 따돌린 압도적인 1위라고 밝혔다.

샷만큼 정신력도 대단했다.

경기를 시작한 10번 홀(파4)에 더블보기를 했지만 버디 6개를 뽑아냈다.

그는 "메이저대회 아니냐"면서 "쇼를 시작하겠다.

준비가 되어 있다.

작년 마스터스 때부터 몸이 근질근질했다"고 말했다. 심지어 그는 "좋은 경기를 하기 위해 꼭 100%일 필요는 없다"면서 "나는 현재 나를 믿는다"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