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권 아니라 양보?…한진선, 두산 매치에서 첫 '양보승'

21일 강원도 춘천시 라데나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조별리그 3차전에서 한진선(24)은 안송이(31)에 '양보승'을 거뒀다.

10번 홀에서 경기를 시작해 18번 홀 티샷을 마친 직후 안송이가 '매치 컨시드' 의사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안송이는 8번 홀까지 5홀을 뒤지고 있었다.

매치 플레이에서는 '컨시드'는 흔하다.

그린에서 짧은 거리 퍼트를 남겼을 때 주는 '컨시드'가 대표적이다. 그런데 퍼트를 포함한 스트로크뿐 아니라 홀이나 매치도 상대에게 '컨시드'를 줄 수 있다.

홀 컨시드는 아웃오브바운즈(OB)를 두어 번 내는 등 그린에 올라가기도 전에 도저히 이기거나 비길 방도가 없을 때 종종 나온다.

하지만 매치 컨시드는 드물다. 아무리 일방적으로 지고 있어도 매치를 포기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13회째를 맞은 KLPGA투어 유일의 매치플레이 대회인 이 대회에서 9홀 차 승리는 있었지만, 양보승은 한 번도 없었다.

KLPGA투어 최진하 경기위원장은 "매치플레이 대회에서 양보승을 본 건 개인적으로도 처음"이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매치 컨시드 의사는 경기 시작 전이라도 얼마든지 표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송이는 조별리그 3차전을 앞두고 손목을 다쳐 정상적인 플레이가 어려웠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기권이 아닌 '양보패'를 선택했을까.

KLPGA투어에서는 대회 도중 기권을 하면 진단서 등 기권 이유를 입증하는 서류를 첨부해 기권 사유서를 제출해야 한다.

또 기권하면 상금을 받을 수도 없다. 조별리그 3차전까지 모두 치러 1 무승부 2패로 16강에 오르지 못한 것으로 공식 기록에 남는 안송이는 상금도 받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