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종부세 기준 9억→12억 상향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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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특위, 稅부담 완화 가닥더불어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회가 1가구 1주택에 한해 보유세와 양도소득세 부담을 낮춰주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재산세와 양도소득세는 감면 대상을 넓히기로 당 지도부와 합의가 이뤄졌다. 종합부동산세는 과세 대상 주택을 공시가격 9억원 이상에서 12억원 이상으로 높이거나 상위 1~2%로 한정하는 방안을 놓고 막판 협의를 했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부동산특위는 종부세 개편안을 △과세기준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 △대상 주택을 공시가격 상위 1~2%로 한정 등 두 가지로 압축해 당 지도부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부동산특위는 올해 공시가격 급등으로 종부세 대상 주택이 급증한 상황에서 과세기준 상향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의 공시가격 9억원 초과 공동주택은 2017년 8만8560가구에서 올해 41만2798가구로 다섯 배 가까이로 늘었다.
4·7 재·보궐선거에서 드러난 ‘부동산세 불만’을 진정시키지 못하면 내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도 어려울 것이라는 위기감이 한몫했다. 서울 강남·송파·강동·양천구 등 민주당 소속 구청장 7명은 지난 17일 국회를 찾아 종부세 과세 기준을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진표 민주당 부동산특위 위원장은 “4·7 재·보선에서 나타난 국민적 조세 저항을 해결하는 게 우리 과제”라고 말했다. 특위가 종부세를 완화하는 쪽으로 결론을 냈지만 ‘부자 감세’에 반발하는 당내 여론이 거세다는 점은 변수다. 민주당은 오는 25일 의원총회를 열어 당내 의견을 최종 수렴할 예정이다.
與, 양도세 장기특별보유공제 최대 80%→40%로 줄인다
내달 1일 과세 기준일인 재산세…특례감면 구간 9억원까지 확대
더불어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회는 1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비과세 기준을 양도가액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높이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다음달 1일부터 양도세 중과가 시행되면서 1년 미만 단기보유자에 대한 양도세율은 기존 40%에서 70%로 높아진다. 조정대상지역 양도세 최고세율(3주택 이상)은 65%에서 75%까지 오른다.민주당 부동산특위에서는 “1주택자가 이사 등 실수요 목적으로 새집을 구입하고 기존 집을 매각하는 경우 세 부담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과도한 양도세 부담에 매매를 꺼리는 집주인이 많아지면 매물이 사라지는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 최대 80%인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는 양도차익 규모에 따라 절반인 40% 선까지 줄일 방침이다. 장기보유특별공제는 보유·거주기간에 따라 주택 매매 시 양도세율을 낮춰주는 제도다. 지난해 개정된 소득세법은 보유·거주기간별 연 4%포인트씩 공제율이 높아지도록 했다. 10년간 보유하고 실거주한 1주택자의 경우 최대 80%까지 양도세를 줄일 수 있다.
특위 관계자는 “장기보유에 대한 혜택이 너무 커지면 소위 ‘똘똘한 한 채’ 선호를 더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양도세 비과세 대상을 확대하는 대신 초고가주택에 대한 양도차익은 과세를 강화한다는 관점에서 손질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다음달 1일이 과세 기준일인 재산세는 특례세율(0.05%포인트 감면)이 적용되는 구간을 공시가격 6억원 이하에서 9억원 이하까지 확대하기로 잠정 결론냈다. 당해 연도 재산세가 전년도 재산세액의 130%를 초과할 수 없도록 하는 ‘세부담상한율(캡)’은 현재 수준을 유지키로 했다. 특위는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주장해온 담보인정비율(LTV) 상향 등 대출규제 완화는 금리상승 등 여건을 고려해 당분간 거론하지 않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민주당 내에서는 “특위가 당내 여론을 종합해 최종안을 마련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우선 세법 개정에서 ‘칼자루’를 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반발 움직임이 변수로 꼽힌다. 민주당 소속 기재위원 공부 모임인 예산재정연구모임은 지난 18일 ‘2017~2020년 종부세 천분위 자료 분석’을 주제로 논의했다. 이날 모임에서 발제를 맡은 이우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종부세 과세기준을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할 경우 고가주택 보유자가 더 많은 혜택을 본다”고 주장했다.
오형주/김소현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