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출협 '문체부 표준계약서' 효력정지 신청 기각

"어떤 손해 있는 지 소명 부족"…출협 "항고할 것"
출판계 대표 단체인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가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사실상 표준계약서 사용을 강제당했다며 그 효력을 정지해달라고 법원에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김국현 수석부장판사)는 최근 출협이 문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효력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앞서 출협은 출판권 존속기간을 10년으로 정하고 2차 저작권을 출판사에 위임하는 내용의 '통합 표준계약서'를 지난 1월 발표했다가 작가 단체들로부터 불공정 계약이라는 반발에 부딪혔다.

이에 문체부는 2월 22일 계약기간을 공란으로 두고 2차 저작물 저작권이 저작권자에게 있음을 밝히는 내용의 출판 분야 표준계약서를 발표했다. 그러자 출협은 출판계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으며 출판사에 불리한 조항으로 이뤄진 편향된 계약서인 만큼 표준계약서 강제 사용에 반대한다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출협은 이달 10일 표준계약서 고시를 취소하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하면서 고시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집행정지도 신청했다.

이에 재판부는 "피신청인(문체부 장관)이 출판분야 표준계약서 10종을 고시한 사실은 소명되지만, 신청인(출협)이 주장하는 사정과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이 고시로 신청인에게 어떤 손해가 발생하는지 구체적인 설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집행정지는 행정청 등의 처분으로 복구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을 우려가 있을 때 처분의 집행이나 효력을 한시적으로 정지하는 것을 뜻한다.

본안 소송은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출협 관계자는 "집행정지를 결정할 긴급한 필요성이 약하다는 것일 뿐 신청의 내용이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취지를 보완해 항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