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약발 다했나…비트코인·도지코인 하락세 여전 [코인시세]

비트코인·도지코인 하락폭 6~7% 수준...알트코인은 10% 안팎
머스크 트윗에도 내림세 유지... 중국발 규제 여파 이어지는 듯
사진=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트위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뒤늦게 가상자산(암호화폐) 띄우기에 나섰지만 하락세를 막진 못했다.

머스크는 23일 오전 7시20분께 자신의 트위터에 예수 그리스도가 개를 안고 있는 형태의 합성 이미지를 올렸다. 개는 도지코인 마스코트인 시바견이 아닌 리트리버였지만, 도지코인 지지자들은 '도지코인 띄우기'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흥분 섞인 댓글을 남겼다.도지코인만 띄운 건 아니다. 머스크는 다른 트윗을 통해 "진정한 싸움은 법정통화와 암호화폐(가상자산) 사이에서 전개된다. 모든 걸 고려할 때 나는 후자를 지지한다"고 언급하며 암호화폐 투자자들을 들뜨게 했다.

하지만 약발은 없었다. 23일 오후 6시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업비트 기준 전일 대비 6.67% 하락한 4429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에서도 전일 대비 5.84% 내린 3만4721달러(약 3915만원)에 거래됐다.

도지코인도 업비트에서 24시간 전보다 6.93% 하락한 403원에 거래 중이다. 바이낸스에선 전일 대비 7.78% 내린 0.317달러(약 357원)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암호화폐 가격이 해외보다 비싼 것을 뜻하는 '김치 프리미엄'은 14% 수준으로 나타났다.그외 알트코인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이더리움(ETH)은 업비트에서 262만7000원, 바이낸스에서 2048달러(약 231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각각 전일보다 9.82%와 12.67% 감소한 수치다. 리플(XRP)은 업비트에서 전일보다 9.61% 내린 1035원에 거래됐다. 바이낸스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11.88% 하락한 0.8달러(약 902원)다.

미국과 중국이 잇따라 규제를 본격화한 것이 시장에 공포를 조성한 것으로 보인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재무부는 1만 달러 넘는 암호화폐 거래 신고를 의무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다음날에는 중국 국무원이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를 단속하겠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유명 인사들도 비관적인 견해를 보냈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최근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비트코인에 투자가 몰리는 건 자산 가격이 계속해서 오르고 있기 때문"이라며 "사실상 이는 다단계 사기와 같은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또 프란치스코 교황도 자신의 트위터에 "환경을 심각하게 오염시키는 화석연료를 활용한 기술은 지체 없이 대체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머스크의 '비트코인 결제 지원 중단' 트윗 이후 나온 발언이란 점에서 현지 외신들은 "교황이 비트코인을 간접적으로 비판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