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분 노마스크 정상회담…바이든에 '대화 길다' 쪽지도

文·바이든 오찬은 크랩 케이크
햄버거는 피했지만 ‘격식 식사’엔 못미쳐

문재인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171분 동안 노마스크 정상회담을 가졌다. 예정 보다 한시간을 훌쩍 넘겼다.

문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오후 2시 5분부터 37분간 바이든 대통령과 단독회담을 가졌다. 당초 20분간 예정된 회담 시간을 17분이나 넘겼다. 핵심 참모 등이 참석하는 소인수 회담도 예정된 30분을 넘겨 57분간 진행됐다. 1시간을 계획했던 확대회담은 77분간 이어졌다. 세 회담에 모두 참석한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2시 5분부터 5시 12분까지 3시간 넘게 대화한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확대회담 모두 발언에서 "단독 회담을 했을 때 다양한 문제를 가지고 오래 논의했기 때문에 참모가 '너무 오랜 시간을 대화하고 있다'는 메모를 보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머문 시간은 12시 50분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5시간 40분이었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전 한국전 참전용사 명예훈장 수여식에 외국 정상으로는 처음 참석했다. 확대회담 후에는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

정만호 청와대 소통수석은 "예정시간을 넘기면서 6시간 가까이 다양한 의제에 대해서 포괄적이고 심도있게 논의했다"며 "단독 회담, 소인수 회담, 확대 정상회담과 공동기자회견까지 두 정상은 친밀감을 과시하며 상호 신뢰와 유대를 더욱 공고히 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평가했다.

오찬을 겸해 진행된 단독회담 메뉴는 크랩케이크였다. 햄버거는 피했지만 '격식 식사'에는 못미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과의 오찬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앉아 햄버거를 먹었다. 시간도 20분에 불과해 스가 총리는 햄버거에는 손도 대지 못했다.

정 수석은 "미국 측은 해산물을 좋아하는 문 대통령의 식성을 고려해서 메릴랜드 크랩 케이크를 메인으로 하는 메뉴를 준비했다"며 "바이든 대통령도 같은 메뉴를 함께 했다"고 설명했다.

오찬과 회담은 모두 '노마스크'로 진행됐다. 미국은 지난 13일 백신 접종자는 실내외 대부분의 경우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지침을 내놓았다. 문 대통령과 바이든은 모두 백신을 접종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워싱턴=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