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 '아야와 마녀' 애니메이션 열풍 이어가나

상반기 '소울' '귀멸…' 큰 인기

소년의 모험기 '루카'
아카데미상 후보 감독의 첫 장편
아이 눈으로 본 '물밖 인간세계'

말괄량이 소녀…'아야와 마녀'
지브리스튜디오 6년 만에 신작
첫 3D 애니 내달 10일 개봉
디즈니·픽사의 애니메이션 ‘루카’
올 상반기 코로나19 확산으로 극장가가 한산한 가운데서도 관객들이 꾸준히 찾은 작품이 있다. 애니메이션 ‘소울’과 ‘귀멸의 칼날:무한열차편’이다. 관객들은 두 작품을 보며 지친 마음을 달래고 삶의 ‘불꽃’을 다시 피웠다. 다음달에도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루카’, 지브리스튜디오가 6년 만에 내놓는 신작 ‘아야와 마녀’가 잇달아 개봉한다. 친구와 함께 새로운 모험에 나선 소년 루카, 어른들 앞에서도 기죽지 않는 악동 소녀 아야가 생동감 넘치고 사랑스런 모습으로 관객들을 찾는다. 두 작품이 다시 한 번 국내에서 애니메이션 열풍을 불러일으킬지 관심이 쏠린다.

따뜻하고 아름다운 소년의 모험기 ‘루카’

‘루카’는 이탈리아 리비에라 해변 마을에서 펼쳐지는 친구 루카와 알베르토의 모험담을 담았다. 루카는 바닷속에 사는 괴물이지만 인간들의 삶을 궁금해한다. 어른들은 절대 물 위로 올라가지 못하게 하지만, 자칭 ‘인간세상 전문가’인 알베르토와 함께 모험을 시작한다.영화를 만든 이탈리아 출신의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은 ‘업’ ‘코코’ ‘토이스토리 4’ 등 다양한 디즈니·픽사 작품에 참여했다. 단편 ‘라 루나’로 미국 아카데미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이번 작품은 카사로사 감독의 첫 장편 연출로 그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았다. 카사로사 감독은 지난 21일 화상 인터뷰에서 “픽사 영화들은 항상 개인적인 이야기와 관계에 초점을 맞춘다”며 “이 작품에 나오는 알베르토는 실제 내 친구의 이름인데, 그는 안주만 하던 내 삶을 깨워준 친구였다”고 소개했다.

카사로사 감독은 지브리의 미야자키 하야오를 선망하며 그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았다. 카사로사 감독은 “미야자키 감독의 작품에서 가장 좋아하는 점은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는 것”이라며 “아이가 빼꼼히 숨어 세상을 바라보는 사랑스런 눈이 좋아 이 작품에서도 처음 물 밖으로 나가는 바다괴물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영화도 미야자키 감독의 작품처럼 한 편의 동화책을 펼쳐 보이듯 따뜻하고 아름답다. 그는 “소설보다 시를 쓰고 싶었다”며 “2D의 서정성을 그대로 3D로 옮겨오려 했다”고 강조했다. 정확한 개봉일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지브리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아야와 마녀’

첫 3D 애니에 악동 소녀 담은 지브리

지브리의 신작 ‘아야와 마녀’는 다음달 10일 개봉한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첫눈에 반해 다섯 번이나 정독한 소설 ‘이어위그와 마녀’를 원작으로 직접 기획했다. 그의 아들이자 ‘코쿠리코 언덕에서’ 등을 만든 미야자키 고로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이 작품은 지브리의 첫 3D 애니메이션이다. 그동안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 2D 기반의 서정적인 작화로 사랑받았던 지브리가 3D로도 이를 잘 표현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지브리는 역대 작품 중 가장 파격적인 캐릭터의 탄생도 예고하고 있다. 영화는 미스터리한 마법 저택에 발을 들이게 된 열 살짜리 말괄량이 소녀 아야의 이야기다. 이 저택은 순간이동할 수 있는 문부터 비밀의 방까지 신비로움으로 가득하다. 아야는 마녀 벨라로부터 마법을 배우기 위해 그를 돕는다. 하지만 벨라는 마법은 알려주지 않고 잔심부름만 시키고, 아야는 말하는 고양이 토마스와 함께 그를 골탕먹이려 한다.

기존 지브리 작품에선 볼 수 없었던 록 감성의 OST도 담겨 있다. 자우림의 김윤아가 메인 테마곡의 한국어 버전을 불렀으며, 개사에도 참여했다. 그는 극 중 빨간 머리 마녀 역의 더빙도 맡았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