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상장사 5곳 중 1곳 작년 순익 '사상 최대'

K자형 회복…업종별 희비 엇갈려

소비재·5G 수혜…철도·항공은 적자
"올해 실적, 백신 보급이 좌우할 것"

일본 상장기업 5곳 가운데 1곳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사상 최대 규모의 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철도와 항공사들은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를 내 기업 실적에서도 ‘K자형’ 회복세가 뚜렷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지난 14일까지 2020회계연도(2020년 4월~2021년 3월) 실적을 발표한 1979개 상장사를 조사한 결과 390곳(19.2%)이 순익 기록을 경신한 것으로 집계됐다.

소프트뱅크그룹과 소니그룹, 히타치 등 8곳은 1년 만에 순익이 1000억엔(약 1조367억원) 넘게 늘었다. ‘집콕 수요’와 디지털화의 진전으로 소비재 기업과 5세대(5G) 이동통신 관련 기업의 실적이 크게 좋아졌다.

2019년 9615억엔의 순손실을 낸 소프트뱅크그룹은 지난해 일본 기업 사상 최대 규모인 4조9879억엔의 순익을 올렸다. 1년 새 순익이 5조9595억엔 증가했다.

신작 게임기를 출시한 소니그룹과 닌텐도도 순익이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 소니그룹은 1조1717억엔의 순익을 내 1946년 창업 이래 처음으로 순익이 1조엔을 넘어섰다. 닌텐도의 순익도 2586억엔에서 4803억엔으로 2217억엔 늘었다. 세계 경제 회복세에 힘입어 컨테이너선 운임이 급등하면서 일본유선과 가와사키기선 등 해운사들의 이익도 1년 새 1000억엔 이상 급증했다.

반면 항공과 철도 관련 기업은 총 2조1906억엔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일본 양대 항공사인 전일본공수(ANA)와 일본항공(JAL)은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를 냈고, JR히가시니혼과 JR도카이 등 대형 철도회사들은 민영화 이후 처음 적자로 전환했다.

상장사 전체 순익은 28조639억엔으로 전년보다 25.9% 증가했지만 이익이 늘어난 기업의 비율은 48%에 그쳤다. 상장사의 35%는 순익이 줄었다. 전체 상장사 순익이 30% 늘어났던 2017년에는 이익이 증가한 기업의 비율이 64%에 달했다. 간다 게이지 다이와종합연구소 선임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 백신 보급 등 외부 환경이 올해 기업 실적을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