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압박 커져 변동성 확대…테마 ETF로 중수익 노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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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증시 전망 및 전략올해 초까지 주식시장에는 낙관론이 팽배했다. 전례 없는 유동성의 힘은 거칠 게 없었다. 코스피지수는 3000선을 단숨에 뚫고 하루가 멀다 하고 기록을 양산했다. 대세 상승장을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인플레이션 우려를 바탕으로 한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될 때마다 시장은 출렁이고 있다.
"풀린 돈 비하면 과열 아니다"
시중 총통화 대비 코스피 시총
73%로 10여 년 전 고점 못 미쳐
증시 전문가들은 시장 변동성은 커졌어도 주식투자의 우호적인 환경은 바뀌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22일 ‘2021 한경 주식투자 강연회’에서 “과거와 비교해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 압도적으로 많다”며 “하반기 금리 움직임에 따라 변동성은 높아질 수 있어도 증시가 급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돈의 힘, 펀더멘털보다 강해
김 센터장은 시장에 풀린 유동성이 펀더멘털을 압도한다고 보기 때문에 증시를 비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높지만 유동성이 워낙 많아 거품으로 보기 어렵다는 얘기다.그는 현 증시는 시중 통화량을 감안할 때 거품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국내 버핏지수(국내총생산 대비 시가총액)는 증시 과열 수준인 120%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돈의 양과 비교하면 거품이 아니다”며 “시중 통화량 대비 코스피 시가총액은 73%로, 10여 년 전 고점인 91%와 비교해 낮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유동성이 줄어들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19 이후 각국 정부의 부채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김 센터장은 “금리 인상은 정부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는 것을 의미한다”며 “경제가 금리가 오르면 치명상을 받는 구조로 변했다”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정부 부채가 불어난 2차 세계대전 이후에도 저금리가 유지됐다”며 “이번에도 각국 정부는 금리를 최대한 낮게 유지하며 출구전략을 늦출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 센터장은 “개인들의 매수세도 주식시장의 펀더멘털로 봐야 한다”며 “주식으로 돈이 몰리는 ‘머니무브’는 단기적인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고 했다.
변동성 장세엔 ‘지키는 투자’
주가 변동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시장금리는 경기정상화에 대한 전망을 반영하며 오를 가능성이 높아서다. 김 센터장은 “3분기 초까지 인플레이션 압박이 커질 전망”이라며 “주식시장도 금리 움직임에 따라 등락이 엇갈리는 변동성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고 예상했다.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지키는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수석부회장은 혁신기업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로 연 목표 수익률을 7%로 잡을 것을 조언했다. 최 부회장은 “연 7% 수익률을 매년 올릴 경우 1억원은 30년 뒤 7억6000만원이 된다”며 “연 7%의 수익률로 저성장·저금리도 극복할 수 있다”고 했다.그는 “테마 ETF를 적극 활용하면 안정적이면서 효과적인 재테크를 할 수 있다”며 “투자 기간을 늘리면서 단기적인 고수익보다는 까먹지 않는 확률을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치주·보복소비주 주목
김 센터장은 가치주가 유망하다고 했다. 가치주는 경기 회복세에 강한 경향이 있는데, 내년까지 회복세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유망한 종목군으로는 철강을 꼽았다. 김 센터장은 “지금까지 한국 철강 회사들은 설비 투자를 줄여왔기 때문에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지금은 수요가 조금만 있어도 단가가 높아지면서 돈을 벌 수 있는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저평가된 업종으로는 기업가치 대비 주가가 덜 오른 지주사가 꼽혔다.이경락 한국경제TV 와우넷파트너는 선진국 ‘보복소비’ 수혜주를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코로나19 접종에 따라 선진국 경제가 가장 먼저 정상화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이 파트너는 “시장이 안 좋아도 선진국 소비와 관련된 종목은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의류, 스포츠, 전자기기 등의 분야가 유망하다”고 소개했다. 대표적인 종목으로 삼성전자 LG전자 애플 등을 꼽았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