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자도 먹는 '귀리·완두콩 우유'…커지는 비건 음료시장

채식주의자·유당불내증 소비자 겨냥
귀리 음료 업체, 기업가치 13조에 달하기도
네슬레도 식물성 음료시장 진출
매일유업·웅진식품·hy등 국내기업 제품 출시
[사진=게티이미지]
우유를 마시지 않는 채식주의자(비건)를 겨냥한 비건 음료시장이 커지고 있다. 국내외 업체를 가리지 않고 우유를 대체할 수 있는 식물성 음료를 선보이면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귀리로 우유 맛을 낸 대체 음료를 생산하는 스웨덴 기업 오틀리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17달러) 대비 약 19% 오르며 20.20달러로 마감했다.이에 따라 오틀리의 기업가치만 120억달러(약 13조5000억원)가 됐다. 지난해 7월 투자 유치 당시 기업가치가 20억달러로 평가됐던 것에 비해서도 6배나 상승한 것이다.

오틀리 제품은 국내에서도 만날 수 있다. 동서가 오틀리 제품을 수입해 선보이고 있다. 이 제품은 귀리로 만들어 유당이 없어 비건은 물론 유당불내증이 있는 소비자들도 안심하고 마실 수 있다. 유당불내증은 유당(락토스) 분해효소인 락타아제가 부족한 탓에 우유 속 유당을 소화하지 못해 복부 팽만감, 설사 등을 유발한다.
[사진=네슬레 제공]
글로벌 식료품기업 네슬레도 최근 식물성 음료 시장에 진출했다.네슬레는 이달 초 완두콩을 주재료로 한 식물성 우유 브랜드 '운다(Wunda)'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네슬레는 신규 브랜드를 선보이는 일이 드물다"며 "세계에서 가장 큰 식료품 회사(네슬레)가 현재 최소 170억달러(약 19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식물성 음료 시장의 점유율을 따라잡기 위해 참전했다"고 분석했다. 네슬레는 우선 프랑스, 네덜란드, 포르투갈 등 유럽 일부 국가에서 운다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 음료업체도 식물성 음료 출시에 박차를 가했다. 매일유업은 2015년 블루다이아몬드사와 합작해 '아몬드브리즈'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아몬드를 갈아 짠 뒤 물과 혼합한 식물성 음료로 우유에 비해 칼로리가 낮은 장점이 있다. 웅진식품은 100% 식물성 쌀음료 '아침햇살 미유'를, hy(옛 한국야쿠르트)도 지난해 말 비건음료 하루식단 그레인을 선보이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비건 시장은 외국에 비하면 초기 단계지만 비건 인구가 증가하고 있어 업체들로서도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채식주의자가 아니더라도 유당불내증이 있는 소비자에게 우유 대체재로 어필할 수 있어 갈수록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