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CEO의 깜짝 고백 "매출 증대 일등 공신은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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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전년동기대비 매출 두배 늘어미국 스타벅스는 올해 1분기 결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배가 많은 6억6800만 달러 (약 7160억원)를 기록했다고 지난달 발표했습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하기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보다도 크게 개선된 모습입니다. 올해 스타벅스는 매출 예상치를 293억 달러로 잡고 있습니다. 2020년은 물론 2019년 매출보다 10% 이상 늘어난 수치입니다. 물론 코로나 백신 공급으로 사람들의 야외 활동이 늘어난 것이 실적 증가에 가장 큰 이유일 것입니다.
AI로 맞춤형 고객 관리, 매출증가로 이어져
하지만 케빈 존슨 스타벅스 CEO는 다른 곳에서 그 이유를 찾았습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인공지능(AI)이 수익에 가장 크게 기여했다고 밝혔습니다. 인공지능 엔진이 가동되면서 드라이브스루 등 각종 디지털 채널의 성공을 이끌었다는 것입니다. 기업 CEO가 직접 AI의 성공을 밝힌 건 매우 드문 사례입니다. 그는 "AI가 직접 전 세계 예방 접종 상황을 확인하면서 스타벅스의 회복 속도를 예측한다"고 스타벅스 AI 모델을 자랑하기도 했습니다. 존슨은 한때 IBM과 마이크로소프트(MS)에 근무하기도 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출신입니다. 그는 2009년 스타벅스에 합류해 모바일 주문과 결제에서 다른 업체들을 따돌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스벅 AI '딥 브루' 선주문 드라이브스루로 재고도 관리
존슨이 2017년 CEO에 취임하면서 내세운 전략이 빠른 디지털 전환이었습니다. 그는 2019년 인공지능 플랫폼인 '딥 브루(Deep Brew)'를 내놓았습니다.딥 브루는 AI로 고객들의 성향을 파악해 메뉴를 추천하거나 날씨와 매장별, 시간대별 인기 메뉴를 추천하는 플랫폼입니다. 매장 내 커피 원두 등 식자재 재고 수요도 예측합니다. 매장을 효과적으로 운영하는데 필요한 바리스타 인원이 얼마나 필요한지도 계산합니다. 고객들이 모바일로 주문하면 곧바로 드라이브스루를 통해 받을 수 있도록 계산하는 것입니다. 이런 노력이 스타벅스를 코로나에서 빠르게 벗어나도록 한 것입니다.
무엇보다 모바일을 통한 선주문과 드라이브스루를 넓힌 게 제대로 먹혀들었습니다. 모바일을 이용한 드라이브스루는 원래 한국 스타벅스에서 먼저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 방법이 전 세계 스타벅스 패러다임을 바꿨습니다. 미국에선 모든 판매의 40%가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주문 가능 거리도 6㎞까지 확대했습니다. 딥 브루 덕분입니다. 이것이 순 매출의 효자 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스타벅스 고객에서 30%는 드라이브스루를 통해 커피를 사고 있습니다. 고객 경험을 향상했습니다. 스타벅스는 고객이 드라이브스루로 몰려들자 이중 병렬 드라이브 스루 형식도 만들고 있습니다. 시간 대기시간이 대폭 줄었습니다. 여기에 AI가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스타벅스는 커피만 판매하는 곳이 아닙니다. 스타벅스 메뉴에서 고를 수 있는 품목만 전 세계에서 8만7000가지가 된다고 합니다. 조금만 계산을 잘못하더라도 이 많은 품목의 운송과 보관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재고 관리는 스타벅스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입니다. 딥 브루가 바로 이런 재고를 관리해 매장의 비용을 줄여줍니다. 모바일로 주문하는 데이터는 곧바로 스타벅스 본사로 전송돼 수요예측과 재고 관리에 직접적인 도움을 줍니다.
고객와 직접 만나는 휴먼 AI 개발에 집중
모바일 앱 회원의 관리도 AI를 통해 이뤄지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스타벅스 커피의 판매 4건 중 1건은 스타벅스 모바일 주문 결제에서 발생합니다. 대부분 스타벅스 회원입니다. 현재 스타벅스 회원은 미국에서만 2290만 명입니다. 스타벅스 매출의 절반 이상이 이들 회원에게서 나옵니다. 딥 브루는 이들 회원을 관리하고 서비스의 질을 높이도록 합니다. 스타벅스 리워드 로열티 프로그램에 적용돼 소비자가 무엇을 선호하는지 파악하게 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딥 브루의 몫입니다.현재 스타벅스는 앞으로 일반 카페형 매장을 줄이고 대신 드라이브스루를 더욱 많이 만들 계획입니다. 뉴욕 맨해튼의 경우 카페를 78개에서 64개로 줄인 반면 드라이브스루를 통한 픽업을 1개에서 15개로 늘립니다. 우버이츠를 통해 배송도 확대할 계획입니다. 소비자는 스타벅스 매장을 방문할 필요 없이 좋아하는 커피와 아침 샌드위치를 집으로 배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스타벅스는 로봇을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커피 판매에선 대면이 필요하다는 게 존슨 CEO의 생각입니다. 그는 "모바일 앱의 장점을 지속해서 활용해 고객 경험의 개인화를 높이고 고객 참여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오춘호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