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톱픽' 교체…"아마존에서 페북"

미국 헤지펀드들이 가장 선호하는 종목이 아마존에서 페이스북으로 바뀌었다. 다만 올 들어 가치주 랠리가 지속되면서 정보기술(IT) 업종을 편애했던 미국 헤지펀드들의 최근 수익률은 부진하다.

골드만삭스가 미 헤지펀드 807곳의 2분기 초 보유종목을 조사한 결과 헤지펀드들이 롱포지션(매수 포지션)으로 가장 많이 들고 있던 종목은 페이스북이었다. 1분기엔 아마존 비중이 제일 높았다. 전체 헤지펀드 중 페이스북을 보유한 곳은 27%에 달했고, 그중 57%가 보유종목 상위 10위 내에 페이스북 이름을 올렸다.

헤지펀드의 IT 사랑은 여전했다. 페이스북 다음으로 헤지펀드가 많이 담은 종목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구글) △알리바바 순이었다. 다만 헤지펀드가 들고 있는 IT종목 비중은 10년 사이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경제 재개가 이뤄지면서 성장주보다는 가치주의 주가 상승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미국 CNBC에 따르면 연초 이후 에너지, 금융 업종은 각각 36%, 26% 올랐지만 IT업종은 4.8% 상승하는 데 그쳤다.

IT업종을 편애한 탓에 헤지펀드들의 최근 성과는 좋지 않다. 지난 1분기 헤지펀드들이 가장 많이 보유한 종목(골드만삭스 VIP 바스켓)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6%로 S&P500(5% 상승) 대비 크게 뒤졌다. 이는 역사상 헤지펀드들이 가장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던 2008년도와 같은 수준이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헤지펀드가 다수 보유한 종목으로 새로 이름을 올린 15개 종목은 대부분 경기민감주였다. 씨티그룹과 제너럴모터스(GM), 광산주 프리포트맥모란 등이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