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띄운 '테슬라 효과'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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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만원대 급락…한달새 반토막비트코인 가격이 급락세를 지속하며 고점 대비 반토막났다. 지난 2월 수준인 4000만원대 초반으로 내려앉으며 ‘테슬라 효과’를 고스란히 반납했다.
암호화폐거래소 유입 자금도 급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테슬라 구입에 비트코인을 받겠다며 시세를 띄우기 직전 수준으로 내려앉은 것이다. 각국의 규제 조치로 기관투자가들이 관심을 돌리면서 투자자금이 빠져나갈 조짐도 보이고 있다.국내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4일 오전 1시께 4000만원대가 무너지며 3933만원으로 급락했다. 비트코인이 4000만원 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2월 5일 이후 110일 만이다. 이후 소폭 반등해 오후 3시 4242만원에 거래됐다.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던 지난달 14일 8199만원에서 반토막난 것이다.
암호화폐 전체 시가총액은 약 2주 만에 절반으로 쪼그라들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세계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1591조원으로 지난 7일 기록한 3004조원의 절반에 불과했다. 투기 열풍을 타고 부풀었던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비주류 암호화폐)의 거품이 꺼지면서다. 개발자가 투자자 모집 직후 잠적한 진도지코인의 시세가 97% 추락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자금 이탈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암호화폐 분석회사인 코인셰어스에 따르면 8일부터 14일까지 암호화폐 관련 펀드에서 9800만달러(약 1100억6300만원)가 유출됐다. 암호화폐 관련 펀드에서 자금이 순유출된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국내 거래소로 유입되는 신규 자금도 절반으로 감소했다.권용진 비브릭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암호화폐 급락세는 기관 매도로 촉발됐는데 규제 이슈가 터지면서 비트코인 선물이 대거 청산되는 일이 벌어졌다”며 “각국 정부에서 긍정적인 이슈가 나오지 않는다면 계단식 하락이 이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