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때 먹었던 맛"…백화점 지하 1층 찾는 직장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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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디저트 매출 성장세 '쑥' [이슈+]
'디저트 맛집' 백화점으로 빵지순례
밥 대신 빵 먹는 MZ세대
롯데·신세계 백화점 디저트 매출 30% 증가
2030 매출 증가세 두드러져
# 성지 순례하듯 개성 있는 빵집을 찾아가는 ‘빵지순례’가 취미인 직장인 A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직장 근처 백화점 지하 1층을 도는 데 재미를 붙였다. 유명 베이커리를 한자리에 모아놓은 데다 한시적으로 열리는 팝업스토어로 지역 유명 빵집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코로나19 장기화 속 올해 백화점 지하 1층에서 '한 입의 사치' 디저트를 찾는 손길이 많아졌다. 25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5월(20일 기준)까지 이 백화점의 디저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7% 뛰었다.
A씨는 "일본, 미국 등 해외여행길이 막혔지만 뉴욕치즈케이크, 버터샌드 등 먹거리도 백화점에서 해결할 수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먹은 빵을 올리는 재미가 쏠쏠하다"며 웃음지었다.
20~30대의 매출 증가세에 신세계백화점은 주목하고 있다. 해당 기간 20~30대 디저트 매출이 32.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 1위 롯데백화점에서도 디저트 매출은 30%대 신장률을 기록했다. 올해(5월 23일 기준) 들어 디저트 매출은 35% 급증했다.밥 대신 빵을 찾는 수요가 늘어난 점, 집콕 장기화로 해외여행 중 먹었던 맛을 떠올리며 이국적인 한 입 거리를 찾는 사람이 많아진 점 등이 디저트 매출 증가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백화점들은 꾸준히 디저트 부문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 강남점은 최근 다양한 디저트 가게를 줄줄이 단독 입점시켰다. 이달 중순에는 서울 방배동에 본점이 있는 프랑스 디저트 전문점인 ‘메종엠오’ 매장이 문을 열었다. 메종엠오는 마들렌을 비롯한 구움과자가 특히 유명한 빵집으로 개점 전부터 줄을 서서 먹는 곳으로 유명하다. 한남동의 뉴욕 스타일 컵케이크 전문점 ‘리암스케이커리’도 신세계 강남점에 단골손님을 모으는 곳으로 알려졌다. ‘그레인바운더리’의 경우 호떡만 한 크기인 대왕 쿠키도 SNS에서도 입소문을 타고 있다고 신세계는 소개했다.
신세계 강남점과 함께 본점도 디저트 강화에 나섰다. 소문난 동대문 에그타르트 맛집 '베이커리텐', 연희동 구움과자 맛집 '연희양과점' 등이 단독 입점했고, 뉴욕 초콜릿 마리벨도 국내에서 처음으로 신세계에 입점했다고 전했다.
지역 디저트 맛집 유치도 이어지고 있다. 신세계 강남점은 지난 5월 14일부터 20일까지 광주 동명동에서 유명한 쿠키 전문점 ‘동명양과자점’ 팝업을 선보였다. 롯데백화점은 다음달 6일까지 본점에서 경주 보문호 한옥 베이커리 '아덴카페'의 '긍정빵X달빛빵' 팝업 스토어를 운영한다. 단맛이 강하지 않은 크림과 달콤한 가루가 올라간 '우유앙금 생크림 긍정빵'과 초코가나슈가 들어간 '초코가나슈 생크림 달빛빵'이 대표상품이다. 수원점의 경우 베이커리와 디저트 전문 ‘로얄멜팅클럽’ 등 SNS 인플루언서 브랜드를 모은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도 지난 20일까지 서울 대표 베이커리 네 곳의 상품을 선보이는 행사 '빵타스틱4'를 진행했다. 행사에는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인 '태극당', 서울 3대 빵집으로 유명한 '리치몬드'와 '나폴레옹', 홍종흔 제과명장이 운영하는 '홍종흔 베이커리'가 참여했다.
최원준 신세계백화점 식품담당은 “MZ세대를 중심으로 달콤하고 이색적인 디저트를 찾는 소비자가 늘었다”며 “다양한 소비 트렌드에 맞춰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