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빈 찾는 국회 한옥 옆에 중식당?…황당한 국회 사무처 결정

사랑재 옆 중식당 입점 예정 건물 공사장
국회사무처가 국회 내에 있는 사랑재 옆에 중식당을 설치하려고 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랑재는 한옥으로 국회의장이 외빈 및 국빈 방문시 접견하거나 오·만찬을 진행할 때 활용하고 있다. 국회사무처가 장소의 특성을 살리지는 못하고 전통 한옥 옆에 중식당을 짓는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5일 국민의힘 보좌진협의회(이하 국보협)는 "국회사무처에서 지난 21일 전통한옥인 사랑재 옆에 중식당을 입점시키겠다고 했다"며 "이 같은 계획을 전면 백지화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국보협에 따르면 사랑재 옆에 중식당 입점 안건은 오는 27일 국회후생복지위원회 의결로 결정될 예정이다. 국회사무처의 사전 의견 청취에 대해서도 결정을 6일 남겨둔 시점에서 사실상 일방적인 통보에 가까운 요식해위라고 지적했다. 중식당 입점 건물은 지난 3월에 이미 착공했고, 오는 9일 완공을 앞두고 있다.

사랑재는 외빈 및 국빈 방문시 접견을 하거나 오만찬 등을 개최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를 알릴 수 있도록 만든 한옥이다. 식당을 세울 계획이라면 취지에 맞게 당연히 한식을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보협은 "지난 21일 국회사무처 운영지원과장의 사전 설명 자리에서 국보협은 중식당 입점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히며 사무총장에게 우리의 뜻을 보고해 결과를 회신해 달라 요청했지만 운영지원과는 지금까지 아무런 대꾸가 없다"며 " 이런 분위기에서 후생복지위원회가 27일에 무슨 결정을 내릴지 불을 보듯 뻔하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어 "국회 한옥 건물 옆 중식당 입점이 무엇이 문제냐고 되묻는 사무처의 인식에 깊은 절망감을 느낀다"며 "중국에서 일어나는 한국 역사 왜곡과 동북공정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높은 때에 과연 국회 한옥 옆 중식당 추진이 국민적 동의를 얻을 수 있는 사안인가"라고 반문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