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국내 최초의 '초(超)대규모 인공지능(AI)'을 표방한 '하이퍼클로바'를 25일 선보였다. 네이버가 이날 온라인으로 연 '네이버 AI 나우' 콘퍼런스에서 공개한 하이퍼클로바는 AI 모델의 크기를 나타내는 매개 변수(파라미터)가 2천40억 개로, 일론 머스크의 '오픈AI'가 만든 GPT-3의 1천750억 개를 능가한다.
GPT-3보다 한국어 데이터를 6천500배 이상 학습했고, 학습 데이터 중 한국어 비중이 97%에 달하는 등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큰 한국어 초거대 언어모델이라고 회사 측은 소개했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를 활용한 AI 언어 처리 기술을 서비스에 적용하고 있다. 이달 6일 선보인 사용자가 검색어를 잘못 입력해도 올바른 단어로 전환해 검색해주거나 적절한 검색어를 추천해주는 기능이 하이퍼클로바의 도입 사례다.
앞으로 한국어 외 다른 언어를 지원하고 영상이나 이미지 등도 이해하는 '멀티모달 AI'로 하이퍼클로바를 계속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다.
또 전문가가 아니어도 손쉽게 AI 서비스를 만들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가령, 상품 판매에 도움이 되는 적절한 마케팅 문구를 AI가 자동으로 작성해주거나 공부해야 할 내용을 AI가 빠르게 요약하고 모르는 내용을 질문했을 때 자연스럽게 답변해주는 기능 등을 구상하고 있다.
네이버는 대용량 데이터 처리를 위해 지난해 10월 국내 기업 최초로 700페타플롭 성능의 슈퍼컴퓨터를 도입하고, 5천600억 개 토큰의 한국어 대용량 데이터를 구축하는 등 AI 개발 인프라에 투자했다.
작년 한 해 동안 글로벌 AI 학회에서 국내 기업 중 가장 많은 43개의 정규 논문을 발표했다. 정석근 네이버 클로바 CIC 대표는 "글로벌 기술 대기업들은 대형 AI 모델이 가져올 파괴적 혁신에 대한 기대로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며 "한국의 AI 기술이 글로벌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기 위해서는 이미 공개된 기술을 활용하고 따라잡는 수준에 그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