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10개 넘는 소비자앱, 두개로 합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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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플랫폼 전쟁 2라운드국민은행이 10여 개에 달하는 개인뱅킹 모바일 앱을 두 개로 통합한다. 플랫폼 기능을 할 핵심 앱만 남기고 기능별로 운영되던 ‘위성 앱’은 과감하게 줄이기로 했다. 비대면 서비스를 온전히 이용하려면 앱을 여러 개 깔아야 한다며 불만이 많던 국민은행 소비자에게 반가운 소식이 될 전망이다.
10개 넘는 소비자 앱 구조조정
'리브' 통해 Z세대 맞춤 금융
금융 넘어 생활 플랫폼 진화
하나銀, 모바일쇼핑 '라방' 도전
신한銀 '배달음식' 우리銀 '택배'
은행들이 금융 서비스를 넘어 ‘생활 플랫폼’으로 거듭나고자 앱을 통합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강력한 플랫폼을 갖춘 빅테크(대형 IT기업)의 금융업 진출에 맞서 소비자가 더 자주 은행 앱을 찾게 할 방안을 고심한 결과물이다. 통합 앱에 라이브 커머스와 전자문서지갑, 부동산 정보, 음식·꽃배달 주문 등 각종 비금융 서비스를 가미하는 것도 최신 트렌드다.
자투리 위성 앱 대거 통폐합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이르면 오는 10월 새 모바일뱅킹 앱인 ‘뉴 스타뱅킹’을 출시한다. 현재 개인고객 대상 대표 앱인 ‘스타뱅킹’을 업그레이드한 것이다.뉴 스타뱅킹에 기능별로 나뉘어 있는 7개 앱을 단계적으로 통합할 예정이다. 입출금 내역 등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KB스타알림’, 국민은행 거래가 없는 소비자의 대출 지원을 위한 ‘KB스마트대출서비스지원’, 대화형 뱅킹 서비스 ‘리브똑똑’, 통합 자산관리 앱인 ‘KB마이머니’ 등을 뉴 스타뱅킹으로 합치기로 했다. 앞서 신한은행은 6개로 나뉘어 있던 앱을 ‘신한 쏠’로 통합했고, 농협은행도 6개의 개인뱅킹 앱을 통합해 ‘NH스마트뱅킹’과 ‘올원뱅크’만 남겼다.통합 후 국민은행 개인 용 앱은 중장기적으로 ‘뉴 스타뱅킹’과 간편뱅킹 앱 ‘리브’로 정리될 전망이다. 국민은행은 현재 리브를 10대에서 20대 초반 ‘Z세대’ 특화 앱으로 개편하는 작업에 한창이다. 뉴 스타뱅킹은 은행 서비스를 총망라한 풀 뱅킹 앱으로, 리브는 젊은 세대를 위한 새로운 플랫폼으로 차별화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뉴 스타뱅킹은 속도 등 사용자경험(UI) 면에서 크게 개선될 것”이라며 “더 뛰어난 데이터 기반 서비스도 담길 예정”이라고 했다.
은행들 생활형 서비스 실험
최근 은행들은 금융을 넘어 다양한 생활형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기존 앱이 플랫폼으로서 소비자와의 접점을 만드는 데 실패하면 네이버·카카오 등에 잠식될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 때문이다.하나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라이브 커머스 서비스를 내놓기로 했다. 파격적인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벌여 소비자가 은행 앱에 접속할 유인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하나은행 고위관계자는 “플랫폼에 자주 들어오는 활성사용자(AU)는 그렇지 않은 소비자보다 은행에 세 배 이상의 수익을 가져다준다”며 “소비자가 송금·조회할 때가 아니라도 은행 앱에 자주 들어오게 하는 게 목적”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소비자의 관심도가 높은 상품을 주기적으로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판매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신한은행은 새로운 앱 기반 음식 배달 서비스를, 우리은행은 편의점과 연계한 개인 택배 배달·픽업 서비스를 선보이기로 했다. 농협은행도 화훼농협과 함께 올원뱅크에서 오는 6월부터 꽃배달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비금융 서비스를 진행하는 건 당장의 수익만 노리는 게 아니라 소상공인 및 커머스와 관련된 각종 데이터를 확보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말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