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모더나 백신에 독성물질 포함?…아니다

"치명적인 SM-102 포함" 주장 유포…백신 성분에 SM-102 있는 건 사실
SM-102 관련 화학제품에 섞는 클로로폼이 유해…백신엔 들어가지 않아
올 하반기 국내에서 위탁생산 예정된 미국 모더나사 코로나19 백신의 성분에 '독극물'이 포함돼 있다는 주장이 온라인상에 유포돼 논란이다. '미 코네티컷주, Moderna(모더나) 백신에 치명적 독극물 SM-102 내장 발표'라는 제목으로 최근 각종 온라인 사이트에 유포되고 있는 해당 게시글은 "미 코네티컷주 공중 보건부가 모더나 백신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인체에 치명적인 독극물 SM-102가 포함돼 있다고 발표했다"며 "아직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은 가급적 맞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고 주장한다.

모더나 백신은 이달 31일 초도 물량 5만5천회분이 국내로 들어올 예정이며, 올해 3분기에는 국내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위탁생산을 시작할 예정인 백신이다.

이미 국내에서 접종 중인 화이자 백신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이어 세 번째 주력 백신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모더나 백신에 독극물이 포함됐다는 주장이 퍼지면서 백신 접종을 기다리는 시민들이 불안감을 표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논란은 화학물질로서의 SM-102와, 그 물질에 유해한 다른 물질을 섞어 제품화한 'SM-102'을 동일시한데 따른 것으로, 모더나의 코로나 백신에는 그 유해 물질이 들어가지 않는다.
◇ '모더나 백신 성분 표기에 SM-102 포함…제조사, FDA 제출 문서에서 공개
게시글이 '치명적인 독극물'이라고 주장하는 물질인 SM-102가 모더나 백신 성분의 하나로 적시돼 있는 것은 사실이다.

제조사인 모더나가 지난 3월 26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한 '모더나 백신 긴급 사용승인 보고서'(Moderna COVID-19 Vaccine EUA Fact Sheet for Recipients and Caregivers)에는 모더나 백신에 지질 성분인 SM-102가 포함돼 있다고 명시돼 있다. SM-102는 모더나 백신의 필수 성분인 것으로 알려진다.

SM-102는 모더나 백신 속 항체형성 유도물질인 'mRNA'를 사람의 세포까지 안전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인체 내에서 쉽게 파괴되는 mRNA를 SM-102가 비눗방울처럼 둘러싸서 보호하는 방식이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25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mRNA는 불완전한 물질이기 때문에 사람의 세포까지 전달하기 위해서는 SM-102와 같은 지질 성분으로 둘러싸 보호해야 한다"며 "모더나 백신에 SM-102가 포함돼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美기업이 SM-102와 他물질 섞어 만든 제품 성분 리스트 근거로 '유해 주장' 유포
그렇다면 모더나 백신에 포함돼 있다는 SM-102가 사람에게 치명적인 독극물이라는 주장은 사실일까?
이는 순수 화학물질 SM-102와, 미국 민간 기업이 SM-102에 다른 물질을 섞어 만든 화학제품(용액)을 동일시한데 따른 것으로, 사실이 아니다.

게시글을 올린 사람은 미국 화학기업 케이먼케미컬이 지난달 11일 미국 직업안전위생국(NIOSH)에 제출한 '물질안전 보고자료'(Safety Data Sheet)를 인용했다.

이 보고자료에 따르면 SM-102은 장기간 또는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중추신경계와 신장, 간, 호흡기의 손상을 야기(Causes damage to the central nervous system, the kidneys, the liver and the respiratory system through prolonged or repeated exposure)하는 것으로 소개돼 있다.

또 불임이나 태아 손상,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의심(Suspected of damaging fertility or the unborn child, Suspected of causing cancer)되며 피부에 접촉할 경우 치명적(Fatal in contact with skin)이라고도 경고한다.

◇유해물질은 SM-102와 혼합하는 '클로로폼'…SM-102 자체는 문제없어
그런데, 이런 위험이 존재하는 것은 SM-102라는 화학물질 자체 때문이 아니라, SM-102와 혼합하는 클로로폼이라는 물질 때문이다.

케이먼케미컬이 제품화한 SM-102는 화학물질인 SM-102와 또 다른 화학물질인 클로로폼(Chloroform)을 1:9 비율로 혼합한 것으로, 인체에 유해한 이유는 바로 클로로폼 때문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케이먼케미컬의 보고자료도 자사 제품 SM-102를 '위험한 성분 물질인 클로로폼과 비(非)위험 첨가물의 혼합물'(Mixture of the substances listed below(Dangerous components Chloroform) with nonhazardous additions)이라고 표현하고 있으며, 앞서 경고한 위험도 클로로폼이 원인(Hazard-determining components of labeling : Chloroform)이라고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다.

클로로폼은 과거 수술용 마취제로 사용됐던 화학물질로 물에 용해되지 않는 성질 때문에 특정 화학물질 등을 보관·저장하는 용액으로도 주로 사용된다.

동물실험에서 간과 신장, 갑상선 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현재는 화장품과 의약품에서의 사용이 금지된 물질이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케이먼케미컬이 개발한 제품인 SM-102에는 위험물질인 클로로폼이 혼합돼 있다.

이는 SM-102를 안전하게 보관·저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 물질 때문에 부작용 위험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백신에 함유된 SM-102는 클로로폼과 혼합안된 것…임상시험에서도 관련 부작용無
결국 케이먼케미컬이 만든 화학제품 SM-102에는 클로로폼이 혼합돼 인체에 유해하나 모더나 백신에 들어간 SM-102는 클로로폼과 혼합되지 않았기 때문에 인체에 해가 없는 것이다.

클로로폼은 그 유해성으로 인해 모더나 백신을 포함한 모든 허가된 의약품에는 포함될 수 없는 것이다.

케이먼케미컬도 클로로폼이 포함된 '자사 제품' SM-102는 오직 연구 목적으로만 사용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얀센 백신에 이어 국내에서 네 번째로 모더나 백신의 수입품목허가를 받아들인 것도 클로로폼 위험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모더나 백신에는 클로로폼과 혼합된 SM-102가 투입되는 것이 아니라 순수 화학물질인 SM-102만 투입된다"며 "성분을 분석한 결과 모더나 백신에는 클로로폼이 전혀 포함돼 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또 아직 임상시험 최종결과보고서가 발표된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여러 차례 공개된 임상시험 중간결과보고서에 관련 부작용이 한 번도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모더나 백신의 안전성은 이미 입증됐다고 조언한다.

마상혁 부회장은 "상식적으로 게시글의 주장처럼 모더나 백신에 독극물이 포함돼 있다면 임상시험에서 충분히 확인됐을 것"이라며 "근거 없는 주장으로 백신 접종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덕환 교수도 "임상시험에서 관련 부작용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 사실"이라며 "모더나 백신은 의사의 처방으로 접종되는 안전한 의약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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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