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혜 "계파정치·탄핵논쟁 재현되면 대선 필패"[당대표 후보 인터뷰]

"당권주자들이 말로는 변화와 혁신을 외치면서 실제로는 계파 정치나 탄핵의 강에서 멱살잡이를 하고 있다"

국민의힘 초선 당권주자인 김은혜 의원은 2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최근 당내에서 퍼지는 계파 정치나 탄핵 논쟁 등 낡은 적폐와는 반드시 이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당내 계파 논쟁이 재점화되는 것에 대해서 "정신 차리라고 말하고 싶다"며 "미래로 가자며 당을 사지(死地)로 내몰고 있다"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또, "계파 논쟁 무의미하다"며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과거 총선 패배로 인한 교훈을 얻지 못했다고도 꼬집었다. 김 후보는 "지난 총선 때 미래를 이야기 하면서 사실 과거의 옷을 입고 있는 등 이율배반적인 태도가 당을 어렵게 만들었다"며 "4·7 재·보궐선거 이후 혁신과 변화의 기회가 있었는데 엉뚱한 통합 논의로 시간을 다 보냈다"고 지적했다.

이번 전당대회까지 과거의 옷을 벗지 못한다면 대선 역시 힘들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 후보는 "계파 정치, 탄핵 논쟁 등 과거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은 모처럼의 새롭게 만든 혁신 바람을 모래성처럼 무너뜨리는 일"이라며 "절대적으로 막아야 한다"고 항변했다.

김 후보는 세대 교체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나경원, 주호영 후보 등과 유력 당권주자들에게 "선당 후사를 생각해야 한다"는 직격탄을 날리는 등 각을 세우는 것에 대해서도 주저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사적인 감정으로 세대교체를 주장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지금 국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혁신적인 당 리더십의 교체고, 이 같은 변화는 민주당이 가장 두려워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진그룹에서 세대 교체보다는 정권교체가 필요하든 의견에 대해서도 반발했다. 김 후보는 "둘 다 이뤄야 한다"며 "우리 당이 국민들에게 세대 교체, 정권 교체 중 무엇을 선택해달라고 강요할만큼 편안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받아쳤다.

김 후보의 사이다 발언에 최근 당대표 여론조사 결과 지지율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최근 상승세를 타는 것에 대해 김 후보는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김 후보는 최고의 라이벌로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꼽았다. 너무 늦게 당권 도전에 나선 배경에 대해서는 "불필요한 소모적인 논쟁 보다는 미래가기 위한 가치 논쟁 점화 시키기 위해서"라고 답변했다.

당대표로 당선될 경우 '가진 자', '힘쎈 자'를 대변하는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깨겠다고 공언했다. 김 후보는 "환경, 노동, 인권, 청년 일자리나 주거 문제 등을 해결 할 수 있는 대안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게끔 환골탈태 프로젝트를 가동시키겠다"며 "이념이나 철지난 노선 잣대로 평가하지 않고, 미래를 위해 품격있고, 매력있게 탈바꿈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원외 인사로 주요 당직을 꾸리고, 청년할당제를 정착시키겠다고 공약을 내걸었다.

김 후보는 초선의원이지만 기자, 뉴스앵커, 청와대 대변인, 기업 임원 등을 거치면서 정치나 조직 운영 및 관리에 대한 노하우를 쌓았다며 혁신의 이미지와 함께 안정성 및 전문성을 강조했다.

김 후보는 "현장에서 목소리 듣고, 문제점 찾아내고, 사태 조망해서 해결책 찾아가야 한다는 점에서 기자때 했던 일이 정치와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정치인으로서는 신인이지만 정치인이 해야하는 일에 대해서는 과거 기자시절부터 충분히 훈련됐다는 뜻이다.

이어 "청와대에서는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서는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지를 알게 됐고, 기업에서는 조직을 운영하면서 승리하기 위해 연대하는 원팀 스프릿을 배웠다"고 했다.

최근 전당대회 변수로 떠오른 역선택 방지 조항에 대해서는 "선수가 룰에 대해서 왈가왈부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기교가 많았고, 너무 복잡한 것은 사실"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기도 했다.

이동훈/성상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