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있어도, 없어도 고통…재앙이다"…文 면전서 작심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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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여야 5당 대표와 오찬 간담회문재인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소개하기 위해 여야 5당 대표와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김기현 "대통령 뵙기가 별 따기만큼 어려워"
"마스크 언제 벗나…주택은 지옥, 세금은 폭탄"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간담회에는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권한대행, 정의당 여영국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가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회담 결과를 소개하면서 "국회의 초당적 협력을 기대하며 회담의 성과를 잘 살려 나갈 수 있도록 정치권이 지혜를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정상회담은 내용 면에서도 기대 이상의 성과가 있었다"며 "안보·평화 협력을 강화하면서 경제와 기술, 백신, 기후변화 등 전 분야에 걸쳐 협력의 폭과 깊이가 크게 확대됐다. 한미동맹이 그야말로 포괄적 동맹으로 발전한 것"이라고 총평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문 대통령에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김 대표 권한대행은 "건강해 보이는 대통령님을 뵈오니 좋다"면서도 "이번 한미정상회담에 몇몇 성과에도 불구하고 아쉬움과 실망이 큰 것 또한 사실"이라고 했다.
그는 "대통령 뵙기가 별 따기만큼 어려우니 시간 관계상, 덕담은 나중에 드리기로 하고, 국민을 대신해 몇 가지 요청의 말씀만 먼저 드리겠다"며 "마스크는 언제 완전히 벗을 수 있나"라고 물었다.
김 대표 권한대행은 "55만 군장병의 백신 확보한 것은 다행이지만, 백신 스와프를 못한 것은 유감"이라며 "우리 기업이 백신 생산을 하게 되었다지만, 백신 가뭄을 해결할 실질물량확보가 된 것은 아니다. 막연한 희망고문이 아니라 나는 언제 무슨 백신을 맞을 수 있는지, 백신을 선택할 수 있는지, 마스크를 언제 완전히 벗을 수 있는지, 믿을 수 있는 계획표를 보여달라"고 했다. 이어 "제가 청와대 간다니, 주위에서 꼭 일자리상황판 보고 오라고 한다"며 "지난 3년 간 전일제 일자리가 약 200만개 줄었고, 실업수당이 월 1조원 가량 나가니 고용보험기금이 바닥이 나게 생겼다. 고용의 질과 양 모두가 하락하고, 결국 혈세에 의존하는 통계용 일자리만 만들어졌다. 경제정책의 전면적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선 "주택은 지옥, 세금은 폭탄"이라며 "집을 가져도 고통, 못 가져서 고통, 팔 수도 없어 고통이다. 애꿎은 국민을 투기꾼으로 몰아가고 있다. 잘못된 부동산정책이 불러온 재앙"이라고 맹비난했다. 가상화폐 문제와 관련해선 "일자리 절벽에 절망하여, 영끌하고, 빚투하던 젊은이들이 가상화폐로 눈을 돌린지 오래됐다. 그런데, 정부 당국은 나 몰라라 눈감고 책임 회피에만 급급하다"며 "피해 예방과 피해자 보호를 위한 조치는 없이, 당국이 낯뜨거운 책임 떠넘기기 논쟁을 벌이면서 세금만 매기겠다고 한다. 정부의 조속한 대책을 요청한다"고 했다. 또 "임기 말 성과에 쫓긴 북한과의 원칙 없는 대화를 추진해서는 안된다"며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를 지양하고, 국익을 위한 동맹우선의 원칙 있는 외교를 펼쳐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외에도 김 대표 권한대행은 탈원전 정책 철회, 인사라인 교체, 공정한 대선관리 등을 문 대통령에게 요구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