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중개인부터 큐레이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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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사람 닮은 ‘AI 휴먼’ 만든 마인즈랩# 이젠 이사하고 싶은 집을 일일이 방문하지 않아도 된다. 집 안 컴퓨터를 통해서도 3차원(3D)으로 구현된 집안 내부를 볼 수 있어서다. 집 소개는 아나운서 모습을 한 AI(인공지능) 부동산 중개사 아바타가 맡는다. 그는 유창한 목소리로 사전에 제작된 시나리오대로 집을 구석구석 소개해 준다. 이뿐 아니다. 벽, 문, 창의 크기 등 집 방문자가 집에 대해 궁금해하는 여러 질문도 무리 없이 답한다.
AI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마인즈랩이 최근 세계 최초로 개소한 AI 휴먼 ‘M1’을 사고팔 수 있는 온라인 스토어에선 AI 부동산 중개사 아바타를 만나볼 수 있다. 이곳에선 마인즈랩 인간제작소에서 AI휴먼을 재창조할 수 있는 ‘M1’을 활용해 학습까지 마친 ‘나만의 아바타’를 구매할 수 있다. M1은 부동산 중개사뿐만 아니라 키오스크 화면에 등장해 출입통제 등의 역할을 하는 리셉셔니스트, 미술 작품을 소개하는 큐레이터, 메타버스 가이드, 텔레마케터, 상담원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M1은 마인즈랩이 회사 설립 후 7년간 개발했던 아바타 기술, 음성인식·합성 기술, 자연어처리(NLP) 기술과 역량 등이 총망라됐다. ‘진짜 사람’처럼 사람의 얼굴과 목소리는 물론, 지식과 언어습관까지 인간과 동일하게 재현한 것이 특징이다. 사용자와 AI 아바타는 음성 또는 텍스트로 상호 작용을 할 수 있다. 유태준 마인즈랩 대표(사진)는 “M1의 귀는 음성 데이터를 95% 이상 이해하고, 인식속도가 0.5초 이내”라며 “발화(말하기)가 얼마나 인간 수준에 근접했는지 평가하는 척도인 ‘모스 스코어’ 기준 4.18로 측정돼 일반적인 사람의 스코어인 4.5점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마인즈랩은 삼일PwC회계법인에서 20년 가까이 정보기술(IT) 컨설팅 업무를 맡았던 유 대표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AI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2014년 인수한 회사다. 유 대표는 마인즈랩을 국내 유일의 종합 AI 서비스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데이터에서부터 AI 서비스 구축까지 AI를 만드는 데 필요한 모든 공급망(서플라이체인)에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회사의 모토다.
전 직원의 74%가 개발 직접 인력으로 구성될 정도로 원천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는 게 유 대표의 설명이다. 마인즈랩은 AI 기술 및 사업 역량을 기반으로 2019년 263억원에 달하는 누적 투자액을 달성했다. 이를 통해 930억원이라는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
마인즈랩 대표 서비스인 마음 AI는 ‘사용하기 쉬운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다. 다양한 분야에 접목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개발지식이 없어도 고객사가 원하는 서비스에 API 형태로 접목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그중에서도 마인즈랩의 AI 음성합성 기술은 국내 최고 수준이다. 최소한의 목소리 데이터만 있으면 실제 목소리와 유사한 음성을 생성해 비즈니스에 바로 적용할 수 있다. 실제로 하나은행, 현대해상, KB국민은행 등은 마인즈랩의 AI 음성봇을 활용해 반복적인 전화 업무를 자동화했다.
회사는 최근 독보적인 AI 원천기술을 활용해 AI 플랫폼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AI 휴먼 M1과 AI 휴먼 스토어가 주인공이다. 마인즈랩에 따르면 M1은 사용자 음성 데이터를 0.5초 이내에 95% 이상 이해한다. 학습한 회사 정보 뿐만 아니라 뉴스, 위키백과 등 세상의 모든 지식을 배워 사람과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간 목소리와 얼굴 구현에 그쳤던 AI에 사고 기능을 더한 게 M1의 가장 큰 차별점이다.
유 대표는 마인드랩을 AI B2B 플랫폼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업으로 키워내겠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오는 7월께 상장을 계획하고 있는 코스닥 시장이 그 첫 번째 목표다. 앞서 마인즈랩은 이달 진행된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에서 AA와 A등급을 받았다. 기술특례 상장을 위해서는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2개의 기술평가 기관에서 모두 BBB등급 이상을 받고, 적어도 한 곳에서는 A 등급 이상을 받아야 한다. 마인즈랩 측은 “20년 업력을 가진 회사들이 받은 점수를 설립 7년 차의 마인즈랩이 받았다는 건 영광스러운 일”이라며 “이는 AI 휴면의 기술력 등을 높이 평가한 것이라고 자평한다”고 설명했다.
배성수 IT과학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