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썰' 감독 "제한된 공간에서 촬영…코로나가 만든 장르"

영화 '썰'은 서울 외곽에 있는 저택을 배경으로 예상치 못한 살인사건에 휘말리게 된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룬 B급 코미디다.
황승재 감독은 26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제한된 인원이 제한된 장소에서 만든 영화"라며 "코로나가 만든 새로운 장르"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영화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청년 정석(강찬희)이 일주일에 200만 원을 받을 수 있는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저택을 찾아오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별장에서 정석을 맞는 선임 아르바이트생 이빨(김강현)은 정석의 체온을 재고 정상이라고 확인해준다.

황 감독은 "극에서는 5인 이상 대화를 하지 않는다"고 농담을 던졌다. 그러면서 "코로나 상황에서 영화를 최대한 만들어보자 해서 나온 영화다.

앞으로는 이처럼 제한된 공간에서 촬영한 장르물이 많이 생겨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영화의 배경은 단조롭지만, 독특한 캐릭터들이 흥미로운 '썰'(경험담)을 풀며 화려함을 채운다. 얽히고설킨 이야기들의 조각이 맞춰지는 영화 후반부는 'B급 감성'의 묘미를 선사한다.

배우들의 연기는 안정적이다.

김강현은 쉴새 없이 이어지는 대사를 흐트러짐 없이 전달하고, 보이그룹 SF9의 강찬희도 순진한 청년 캐릭터를 무리 없이 소화한다. 조연인 조재윤과 장광, 특별출연인 정지영은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극의 무게중심을 잡는다.

다만 B급 코미디를 표방하는 작품에서 여성 캐릭터는 언제까지 '꽃뱀' 역할에 머물러야 하는지 한계를 느끼게 하는 지점도 있다.

정석과 이빨의 술자리에서 "여자 부를까"라는 말로 소환된 세나(김소라)는 '왕게임', '진실게임' 등을 하기 위한 성적 대상으로 그려지고, 영화상 중요한 요소가 되는 그의 이야기는 음담패설로 점철된다. 다음 달 3일 개봉. 러닝타임 84분. 청소년 관람 불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