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늘어난 위기 가구…인천 긴급지원 급증

지난해 3만5천여가구에 긴급복지 지원…전년보다 45% 증가
1년 넘게 이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천 내 위기 가구도 대폭 늘어나는 추세다. 26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해 국비로 긴급복지를 지원받은 가정은 모두 3만5천298가구로 2019년의 1만9천387가구보다 45% 증가했다.

긴급복지는 갑작스러운 위기 상황으로 생계유지가 곤란한 저소득 가구에 한시적으로 47만원∼126만원 안팎의 지원금을 지원하는 제도다.

생계급여·실업급여·긴급고용안정지원금 등 다른 지원금을 받는 경우 긴급복지 대상에서는 제외된다. 지난해 1분기 8천833가구로 집계됐던 인천 내 긴급복지 지원 가정은 2분기 8천953가구, 3분기 7천54가구로 소폭 줄었다가 4분기 1만458가구로 급증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에는 긴급복지를 지원받은 가정이 1분기 4천614가구, 2분기 4천136가구, 3분기 4천782가구, 4분기 5천855가구에 불과했다.

주요 소득자가 실직·휴업·폐업으로 소득을 잃거나 중병을 얻은 경우 등에 한해 긴급복지를 지원받을 수 있어 코로나19 장기화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가구가 많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각 군·구가 매달 열어 긴급복지 대상을 결정하는 긴급지원심의위원회에서는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지원 기준에 완전히 맞지 않더라도 위기 상황이 인정되면 복지 지원을 하기도 한다.

중구 관계자는 "기준대로라면 금융 재산이 500만원 이하여야 하지만 이를 약간 벗어나는 범위라면 여러 정황을 고려해 긴급복지를 지원하기도 한다"며 "코로나19 이후 우울증과 자살 징후 등 정신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위기 가구도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3월부터 한시적으로 긴급복지 지원 기준을 완화한 것도 지원 대상 증가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원래 농어촌·중소도시·대도시별로 재산이 1억100만원∼1억8천800만원 이하여야 긴급복지 지원을 받을 수 있었지만 현재는 1억7천만원∼3억5천만원 이하로 기준이 완화됐다.

인천시 관계자는 "국비로 지원하는 긴급복지 외에도 인천형 긴급복지 제도를 따로 운영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 가구가 늘어난 만큼 지원 사각지대가 없는지 꼼꼼하게 살피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