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가 무슨 죄?"…'남양주 살인견' 안락사 반대·입양 문의 빗발

성인 크기 개 떼어내지 못해 3분 넘게 사투
언덕 내려와 도움 요청했지만 끝내 숨져
"개를 맡겨주면 교화시키겠다
포획된 대형견. 남양주 소방서 제공.
경기 남양주에서 지난 22일 한 50대 여성이 대형견에 물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일부 동물단체가 해당 대형견의 안락사 반대 입장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 남양주시에 따르면 최근 동물단체에서 "안락사를 반대한다" "개를 맡겨주면 교화시키겠다" 등의 제안을 해왔다. 온라인상에서도 "개가 무슨 잘못인가" "개를 함부로 버린 사람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등의 의견이 나오고 있다.

남양주시는 일단 견주를 찾을 때까지 이 개를 안락사시키지는 않을 방침이지만 수사가 마무리되면 안락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현재 해당 대형견의 주인을 찾고 있지만 유기견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 대형견은 지난 3월 초쯤부터 몇 달간 주변 야산을 배회한 것으로 파악됐다.목줄 흔적이 있지만 오랜 기간 주인의 손에서 벗어나 야생에서 살아온 흔적이 역력했다.

최근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50대 피해 여성은 사건 당일 산책을 위해 야산으로 올라가다가 사고를 당했다.

여성은 3분 넘게 대형견과 사투를 벌이다 겨우 벗어나 길 건너 공장 앞에 쓰러졌다. 공장 직원이 여성을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큰 부상을 입은 여성은 결국 숨졌다.피해자 가족 측은 이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영상 공개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119구조대는 인근에서 마취 총을 쏴 이 개를 포획했다. 개는 몸길이 150㎝, 무게 30㎏가량으로 풍산개와 사모예드 잡종에 가깝다는 전문가 소견이 나왔다.

한편 경찰은 견주를 찾기 위해 26일 해당 대형견을 사고 현장으로 데려가 전문가 참여하에 여러 가지 실험을 했다.이날 실험은 개의 귀소본능 등을 이용해 견주를 특정하기 위해 진행됐으며, 사람을 물어 죽인 대형견인 만큼 경찰견 핸들러와 경찰견 훈련사 등 전문가 4명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경찰은 이날 약 1시간 정도 대형견과 함께 마을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행동을 관찰했으나, 견주를 확인할 수 있는 의미 있는 행동이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말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오늘 현장에서 나온 전문가들의 의견을 분석해 견주를 찾아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