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법률대리인 "경찰서 변경 신청해 놓고"…명예훼손 맞대응

기성용 측 "피의자, 경찰서 변경 요청
수사 지연시키는 행동, 모르는 변호사 없어"

폭로자 측 "기성용 측 거짓 주장, 고소할 것"

초등학교 시절 후배에게 성폭력을 가했다는 의혹을 받는 기성용이 고소인 조사를 받기 위해 3월 31일 오후 서울 서초경찰서에 출석하고 있다. 기성용 측 변호인은 성폭행 의혹 제기자들에 대한 고소장을 지난 22일 서초경찰서에 제출했다. /사진=연합뉴스

축구선수 기성용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힌 폭로자들이 기성용 측 변호사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한다고 밝힌 가운데, 기성용 측이 재반박 자료를 발표했다.

기성용 법률대리인 서평 송상엽 변호사는 '수사에 적극 협조하였다'는 피의자들의 주장에 대한 입장'이라며 "피의자 측이 항상 먼저 언론 인터뷰를 하여 허위사실을 유포하기에 이를 바로잡은 대응이 본질인데, 본질은 이야기하지 않고 엉뚱한 트집을 잡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루빨리 진실이 밝혀지길 원한다던 피의자 측은 오히려 수사를 지연시키는 행동을 했다"며 "피의자 측은 이 사건에 대한 조사준비를 마친 서초경찰서에서 수사를 받겠다고 동의했다가 돌연 경찰서를 바꿔 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송 변호사는 "아무 조사 준비가 안 된 다른 경찰서로 사건이 이송되면 조사 개시까지 불필요한 시간이 소요되는 것을 모르는 변호사는 없다"며 지난 3월 22일 기성용이 서울 서초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한 후 수사 진행 과정 일자를 공개했다.

송 변호사 측은 지난 4월 27일 피의자들이 서초경찰서에 조사 일정을 뒤로 미뤄 달라고 요청했다고 확인했고, 이후 이달 12일 피의자들이 경기도 양주경찰서로 사건을 보내달라 신청한 사실을 서초경찰서를 통해 확인했다고 전했다.

A, B 씨는 지난 2월 전남 한 초등학교에서 축구부 생활을 하던 2000년 1월부터 6월까지 기성용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기성용의 실명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출신 지역과 나이로 기성용이 아니냐는 유추가 나왔고 이후 기성용 측은 즉각 "사실이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A와 B 씨에게 형사고소와 5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민사)을 제기했다.

지난 24일 서초경찰서에 A 씨의 경찰 조사가 있었고, A 씨는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배구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의 학교 폭력을 폭로한 분들이 용기를 낸 것처럼 저희도 용기를 냈다"며 "폭로 이후 기 씨 측에서 사과하겠다며 폭로한 내용이 '오보'라는 기사가 날 수 있게 도와 달라는 부탁이 왔다"고 주장했다.

이후 송 변호사는 A, B 씨를 '대국민 사기극 피의자'라 칭하면서 "공익적인 목적으로 의혹을 제기했다고 했지만, 지난 2달 동안 수사기관 출석요구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기성용의 아내 한혜진 역시 "몇 달을 어떻게 보냈는지 모르겠다"며 "끔찍한 거짓을 지어내고 우리 가족을 더러운 구렁텅이로 밀어 넣은 자들 정당한 처벌 받을 수 있도록 끝까지 싸우려고 한다"는 글을 자신의 SNS에 게재했다.

피의자 측 법률대리인 박지훈 변호사는 "(기성용 측) 허위 주장"이라며 "경찰에서 제시한 날짜에 맞춰 출석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송 변호사가 배포한 입장문에서 명백한 허위사실로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면서 2억 원의 민사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