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원 이틀만에 재소환…공수처 수사 '속도전'

'1호 기소' 가능성…윗선으로 수사 확대 주목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이른바 '윤중천 보고서' 허위작성 혐의를 받는 이규원 검사를 이틀 만에 재소환하면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수처 수사3부(최석규 부장검사)는 27일 이 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정부과천청사에 불러 조사 중이다.

이 검사는 이날 오전 9시 반께 공수처 정문 차폐시설을 통해 청사로 들어갔다.

지난 25일 이 검사에 대한 첫 소환조사가 이튿날 새벽 1시까지 진행된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이틀 연속으로 조사를 하는 셈이다. 이 검사는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에 소속돼있던 2018∼2019년 김 전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윤중천씨와 만나 면담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하고(허위 공문서 작성) 언론에 유출한 혐의(피의사실공표)를 받는다.

공수처는 이날 관련 혐의에 대해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이 검사에 대한 피의자 조사를 상당 부분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인다.

통상 피의자 소환조사가 수사 막바지에 이뤄지는 만큼 이 검사가 '1호 기소 대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사건은 지난 3월 17일 서울중앙지검으로부터 넘겨받은 것으로, 공수처는 지난달 말 수사에 착수했다.

공수처의 결정을 기다리던 검찰도 이 검사의 명예훼손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

이 검사 소환을 계기로 이 검사와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진 이광철 당시 선임행정관 등 윗선으로도 수사를 확대할지도 주목된다. 이 사건을 수사해온 서울중앙지검은 이 검사가 면담보고서 내용을 일부 왜곡하는 과정에서 이 비서관과 교감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공수처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수사 외압 사건에도 손을 댈 가능성도 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공소장에는 당시 안양지청의 수사망이 이 검사를 향해 좁혀오자, 이광철 비서관→조국 전 법무부 장관→윤대진 전 검찰국장→이현철 전 안양지청장을 거쳐 수사 중단에 이른 것으로 나와 있다.

공수처가 수사 중인 사건과는 다소 결이 다르지만 사건 당사자가 이 검사로 동일 인물이고, 그가 진상조사단에서 근무하던 시절 발생한 사건이라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수원지검은 지난 13일 김학의 불법 출금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 윤대진 전 법무부 검찰국장·이현철 전 수원지검 안양지청장·배용원 전 안양지청 차장검사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윤 전 국장이 공모해 불법 출금 수사 중단을 지시했다며 이들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