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센터 폐암환자 77% 5년내 사망…가명정보 결합분석 첫 사례 발표

폐암 진단후 5년이상 생존한 환자중 22% 암 이외 원인으로 사망
폐암환자 임상·진료정보 결합해 사망 동향 연구
국립 암 센터에 내원한 폐암환자 중 77%는 5년 안에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또 폐암 진단을 받고 5년 이상 생존했다가 사망한 환자 가운데 22%는 심뇌혈관질환 등 암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사망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보건복지부, 국립암센터 등은 여러 기관의 빅데이터 가명정보를 결합해 활용한 첫 시범연구 사례인 '국립암센터 폐암환자 치료 및 사망 동향'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이 같은 분석 결과를 얻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는 폐암 치료효과 분석과 폐암환자 합병증·만성질환 발생·사망예측모델 개발을 목표로 가명처리된 국립암센터 폐암 환자 임상정보(2002∼2019년, 2만명)·국민건강보험공단 암환자 진료정보(2011∼2019년, 2만명), 통계청의 사망정보(2004∼2019년, 423만명)를 결합해 분석했다.결합정보를 1차로 분석한 결과 국립암센터 내원 폐암환자 1만4천명 가운데 38.2%는 1년 이내에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3년 이내에 사망한 환자 비율은 67.3%, 5년 이내 사망은 77.4%, 10년 이내 사망은 87.5%였다.

또 폐암 진단을 받고 5년 이상 생존했으나 연구대상 기간 안에 사망한 환자 중 77.8%는 암으로 사망했고 나머지 22.2%는 암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사망했다.암 이외 다른 사망 원인 가운데는 심뇌혈관질환이 24.8%를 차지했다.

국립암센터는 "심뇌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비율은 5년 이상 생존한 폐암 환자에서 암으로 인한 사망 다음으로 높았으며, 이는 폐암 생존자의 적극적인 심뇌혈관질환 관리가 중요함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국립암센터는 앞으로 심층분석을 통해 폐암 환자의 심뇌혈관질환 등 만성질환 발생 및 사망과의 인과관계를 확인하고, 폐암환자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위험요인을 파악해 예후 예측 모델을 제시할 계획이다.
이번 결합사례는 가명정보 결합 시범사례 7개 과제 가운데 가장 처음 나온 것으로, 여러 기관이 보유한 건강관련 빅데이터를 가명처리해 결합한 최초 사례다.

가명정보는 개인정보 일부를 삭제하거나 대체해 추가정보 없이는 개인을 알아볼 수 없도록 가명처리한 정보로, 개인 식별이 가능한 '개인정보'나 식별이 불가능한 '익명정보'와는 구분된다.

지난해 개인정보보호법 등 데이터3법 개정으로 처음 도입된 가명정보는 개인정보와 달리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도 제3자에게 제공해 통계작성이나 산업적 목적을 포함하는 과학적 연구, 공익적 기록보존 등에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이번에 분석한 폐암 환자 정보의 경우 환자가 여러 병원을 이용했다면 데이터3법 개정 전에는 의료기관 한곳의 데이터만으로는 합병증이나 만성질환 여부를 충분히 알 수 없었다.

또 진료가 끝나고 사망한 경우 정확한 사망원인과 사망시점을 확인하는 것도 어려웠다.

하지만 데이터3법 개정으로 다수 기관의 가명정보 결합과 분석이 가능해져 진료 이후 암 환자에서 주로 발생하는 합병증, 만성질환, 사망 등 중요한 정보를 장기적으로 추적 관찰할 수 있게 됐다고 개인정보위원회는 설명했다.윤종인 개인정보보호위원장은 "이번 사례는 데이터의 새로운 활용가치를 창출하는 첫 시도"라며 "암 환자에게 암뿐만 아니라 관련 합병증과 만성질환까지 종합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예측 모델을 통해 장기 생존율을 높이고 국민건강 증진에도 다양하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합뉴스